
사이토 모토히코(48) 효고현 지사는 현청이 소재한 고베시 출생으로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엘리트다.
대학 졸업 후 2006년 총무성에 입성한 이후 총무성 요직과 후쿠시마현, 미야기현, 오사카부 등의 지자체를 거쳐 2021년 효고현 지사에 당선됐다.
그러다 지난해 3월 효고현 국장의 문서를 계기로 갑질 논란이 불거지고 그가 목숨까지 끊은 뒤 같은 해 9월 의회의 불신임 결의안이 통과되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주민들의) 신임을 묻는 게 중요하다"며 지사 선거에 재출마해 11월에 당선됐다.
산케이, 아사히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사이토 지사의 갑질 의혹은 현 의뢰로 설치된 제3자위원회의 조사에서도 상당수 사실이라는 결과가 19일 나왔다.
사이토 지사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반성할 점은 반성하고 현의 정책을 진행해나가는 게 책임을 완수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사위에서 확인된 갑질 10선은 다음과 같다.
① 출장간 곳의 입구가 차량 진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돼 있었다.
약 20m 앞에서 하차해야 했을 때, 마중 나온 직원을 질책했다.
② ‘플라잉카’(공중을 나는 자동차) 관련 기업과의 협력 협약 체결식 전에 신문 보도가 나간 것을 문제 삼으며, 담당 직원이 지사실에 들어오자마자 "이 기사는 도대체 뭐냐"라고 다그쳤다.
그리고 "플라잉카 사업은 지사 직할이다", "멋대로 하지 마라" 등 질책했다.
담당 직원이 설명을 시도했으나 "처음부터 다시 말해봐"라고 했고 정작 말을 하면 듣지도 않았다.
③ 현립 미술관이 여름 방학 기간 중 휴관한다는 신문 보도를 보고 "내가 몰랐던 내용이다"라며 격노했다.
측근 직원에게 보낸 채팅 메시지에서 "이런 식으로는 현립 미술관에 대한 예산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다음 날, 사이토 지사는 지사실로 관련자를 불러들였으며, 책임자의 설명을 듣지도 않은 채 방에 들어오자마자 "난 못들었단 말이야"라며 말했다.
관련 직원들은 이미 예산이 반영된 문제이며 해당 기간 동안 휴관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음을 설명했다.
하지만 사이토 지사는 "몰라"라며 끝까지 억지를 부렸고 직원들은 연신 사과해야 했다.
④ 효고현이 수상한 ‘SDGs 미래도시’ 선정증 수여식과 관련, 현장에 언론사가 오지 않는 것을 문제삼았다.
직원들에게 밤늦은 시간이나 휴일에도 채팅을 보내면서 개별적으로 언론사에 연락해 취재를 요청하도록 지시했다.
⑤ 언론 인터뷰 요청 사실이 보고되지 않자 담당직원을 질책했다.
⑥ 책상을 세게 치면서 직원을 다그쳤다.
⑦ 인공지능(AI) 매칭 시스템 관련 지사 협의에서 담당자가 설명을 시작하기도 전에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발표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라며 단칼에 끊었다.
담당자들이 "내용을 설명하겠다"라고 했으나 "왜 지금 들어야 하느냐, 지금 듣고 판단할 수 없다.
국장 불러오라"라고 말했고 정작 설명을 듣지도 않았다.
⑧ ‘효고 간호 테크놀로지 도입 및 생산성 향상 지원센터’ 관련 협의에서, 세부 내용으로 들어가지도 않은 채 "이런 이야기는 들은 적 없다", "왜 멋대로 이런 지원센터를 만들었느냐"라며 담당자들을 꾸짖었다.
담당자들이 이미 예산이 반영된 사업임을 설명하려 했으나, 사이토 지사는 "이런 자료에 대해 나는 모른다.
자료에 있다고 해서 지사가 전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라고 말하며 추가적인 협의를 하지 않았다.
⑨ ‘하바탄 페이’(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프리미엄 상품권) 관련 협의에서, 캠페인용 부채를 보며 혀를 차고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이토 지사가 문제 삼은 것은, 이 사업이 자신이 주도한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메시지와 얼굴 사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⑩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야간 및 휴일의 채팅을 통한 질책과 업무 지시.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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