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 크기 위장?”…‘이것’ 3㎏ 먹다 응급실 실려간 사연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3-21 10:00:00

지방·나트륨 함량 높은 ‘패스트푸드’ 과식
소화 불량, 급성 위장관 염증 유발 가능성
“균형 잡힌 식습관 유지해야 건강 지킨다”

건강한 30대 남성이 30분 만에 약 3㎏에 달하는 햄버거를 먹은 뒤 응급실로 실려 간 사례가 유명 의학저널에 보고됐다.

햄버거를 먹다가 배에 음식이 가득 차 응급실에 실려 간 30대 남성의 복부 사진(오른쪽). 위가 음식물로 가득 차 부풀어 있다. 게티이미지, 위장병학 저널 ‘Gastroenterology’ 갈무리

2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30대 남성 A씨는 최근 ‘햄버거 빨리 먹기 대회’에 참가해 3㎏에 달하는 햄버거를 30분 만에 섭취했다.
그러나 8시간 후 A씨의 배가 심하게 부풀어 오르며 구토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즉시 응급실로 이송된 A씨는 CT 촬영 결과, 위와 십이지장이 심각하게 팽창된 상태였다.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로 인해 주변 장기인 췌장이 압박을 받아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국립대 응텡펑 종합병원 외과 의료진은 “위가 과도하게 늘어나면 혈류 차단으로 인해 파열 위험이 커지고,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복부로 누출되면 감염이나 장기 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CT 촬영 결과 A씨의 위는 갓난아기 크기만큼 팽창해 있었다.
그는 입원 후 의료진의 모니터링을 받으며 비위관(콧줄)을 통해 위 세척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증상이 쉽게 호전되지 않았으며, 의료진은 추가 치료를 진행한 후 5일 만에 퇴원시킬 수 있었다.

비슷한 사례는 중국에서도 보고됐다.
장쑤성 난퉁시에 사는 40대 여성 장씨는 평소 과식하는 습관이 있었다.
한 차례 폭식 후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장씨의 위가 급격히 팽창했고, 위벽 여러 부위에서 괴사와 천공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환자는 당시 패혈성 쇼크 상태였으며, 급성 신부전과 다발성 장기 부전 위험이 매우 컸다”고 밝혔다.
응급 수술을 진행한 결과, 장씨의 위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음식 5㎏이 제거됐다.

게티이미지뱅크

과식은 단순한 위장 부담을 넘어 다양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지나친 음식 섭취는 △활성산소 증가, 노화 촉진 △비만, 대사질환 위험 증가 △장 건강 악화 △급성 소화기 질환 유발 등 다양한 위험성을 동반한다.

음식물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생성되며, 과식할수록 활성산소가 증가해 세포 노화를 가속화한다.
과다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섭취로 인해 지방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비만이 발생한다.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기능이 저하되면서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고, 이는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
과식으로 인해 장내 세균 조성이 변하고, 장 점막이 약화되면서 독성 물질이 체내로 유입될 위험이 커진다.

장에서 유출된 독성 물질이 간 염증을 유발하며, 심할 경우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다.
단기간의 폭식은 위를 급격히 확장시켜 주변 장기와 혈관을 압박하며, 혈류 장애로 인해 장 괴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사례는 소화기학 분야 국제 학술지 ‘소화기학(Gastroenterology)’에 게재됐다.
전문가들은 과식의 위험성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3㎏에 달하는 햄버거는 일반적인 하루 권장 칼로리를 훨씬 초과하는 양으로, 단시간 내 섭취하면 혈당과 혈압이 급격히 상승해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 지방과 나트륨 함량이 높은 패스트푸드를 과식하면 소화불량뿐만 아니라 급성 위장관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과식을 피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