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한 양자 컴퓨터가 나오는 데에는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밝혀 관련 주식이 폭락하는 등 정보기술(IT) 업계를 뒤흔들었던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두 달 만에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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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
그러면서 “나의 첫 반응은 ‘양자컴퓨터 기업이 상장사라고?’였다.
그제야 이들 기업이 상장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자신의 발언으로 주가가 급락한 부분에 대해 미안함을 나타냈다.
황 CEO는 이어 “나는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해온 사람으로 엔비디아를 설립하고 쿠다(CUDA)를 개발해 현재의 컴퓨팅 플랫폼으로 만드는 데 20년이 넘게 걸렸다”며 “이에 5, 10, 15, 20년이라는 범위는 나에게 그리 긴 시간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월가 투자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양자컴퓨터의 발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매우 유용한(useful) 양자컴퓨터에 대해 15년이라고 말한다면 아마도 (그것은) 초기 단계일 것”이라며 “30년은 아마도 후기 단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20년을 선택한다면 많은 사람이 믿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기까지는 20년은 걸릴 수 있다는 의미로 말했다.
IT 업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그의 발언은 당시 큰 파장을 만들어 뉴욕 증시에서 아이온큐와 리게티 등 양자컴퓨터 개발 기업들의 주가가 약 40% 곤두박질쳤다.
이날 ‘퀀텀데이’도 이날 발언 영향으로 마련됐음을 황 CEO는 사실상 시인했다.
그는 “양자컴 기업들을 초청해 직접 얘기를 나눠보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GTC 역사상 처음으로 ‘퀀텀데이’를 마련했다”며 “이 기업들이 내가 틀렸고, 내 예상보다 양자 컴퓨팅이 더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해 줄 수도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다만, 그는 “양자 컴퓨팅은 엄청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모두 이 기술이 혁신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면서도 “하지만 이 기술은 엄청나게 복잡해 성숙해지는 데 수년이 걸린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발언을 굽히지는 않았다.
이날 황 CEO는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에 엔비디아가 뛰어든다는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보스턴에 ‘엔비디아 가속 양자 연구센터’(NVAQC)를 설립한다고 발표한 것. 그는 이 연구센터에는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 퀀티넘, 퀀텀머신, 큐에라컴퓨팅 등도 참여한다”며 “양자 컴퓨팅은 신약 개발부터 재료 개발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AI 슈퍼컴퓨터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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