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총리, 백악관에서 무례한 대접 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트럼프가 보기 싫다”며 미국을 떠나 아일랜드에서 사는 유명 코미디언 겸 배우가 아일랜드 총리에게 사과한 사실을 공개해 눈길이 쏠린다.
얼마 전 미국을 방문한 아일랜드 총리가 백악관에서 ‘무례한’ 대접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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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미디언 겸 배우 로지 오도넬. 올해 1월 중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을 떠나 아일랜드에서 살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
조부모가 아일랜드계인 오도넬은 올해 1월 중순부터 아일랜드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와 미할 마틴(64) 아일랜드 총리의 정상회담을 보며 느낀 불괘한 감정에 대해 털어놓았다.
당시 한 기자가 마틴 총리에게 “도대체 왜 로지 오도넬의 아일랜드 이주를 그냥 내버려 뒀느냐”며 “로지 오도넬이 마틴 총리님의 행복 수준을 떨어뜨릴 것 같다”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난처해진 마틴 총리는 답변을 하는 대신 쓴웃음을 지었다.
반면 트럼프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고맙다.
그 질문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오도넬은 백악관에서 벌어진 이 같은 일과 관련해 현재 자신이 거주 중인 아일랜드 지도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기자가 마틴 총리에게 나에 관한 질문을 했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그건 외국 정상에게 무례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가 짧은 사과문을 작성해 이메일로 아일랜드 총리실에 보냈으며, 나중에 감사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아일랜드 정착 후 어느덧 2개월이 지난 지금 “정말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한 느낌”이라는 소감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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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전 취재진과 일문일답을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
2016년 트럼프가 처음 공화당 후보로 대선에 도전했을 때 오도넬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그의 임기 동안 미국을 떠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그것 참 좋은 일”이라고 응수했다.
성소수자로 동성 결혼을 한 오도넬에게 평소 악감정을 갖고 있던 트럼프는 그에게 “돼지”, “추잡한 인간” 등 막말을 퍼부은 경력이 있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되고 취임이 다가오면서 오도넬의 입도 더욱 거칠어졌다.
그는 트럼프와 영부인 멜로니아 여사의 막내아들 배런 트럼프(19)가 자폐증 환자라는 취지의 주장을 펴는가 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트럼프는 정신적으로 불안하다.
빨리 그를 멈춰 세워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트럼프 1차 임기 도중인 2019년 12월 민주당이 다수인 연방의회 하원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을 때 오도넬은 이 뉴스 기사를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그러면서 “아멘.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라는 글을 곁들였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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