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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맥주가 겨냥한 총리…'보리스의 거짓말' 이름의 탄생[맥주와 정치]

편집자주가장 대중적인 술인 맥주에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면? 서구권에서는 정계 흐름에 큰 변동이 있을 때마다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새로운 맥주가 출시되기도 한다.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특별판' 맥주들이 나온 배경과 이와 맞물린 국제정세의 변화 모습을 살펴본다.

영국에서는 정치인 이름이 들어간 맥주로 '보리스의 거짓말(Boris Lie)'이 유명하다.
이 맥주는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사임하겠다고 발표한 2022년 7월 출시됐다.
코로나19 봉쇄 기간 방역 수칙을 어기고 지인들과 술 파티를 벌였다가 거센 지탄을 받고 물러난 존슨 전 총리의 '파티게이트(Party gate)'를 풍자했다.
파티게이트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존슨 전 총리는 결국 총리 사임에 이어 의원직까지 사퇴하는 등 정계에서 완전히 축출됐다.

英 보리스 전 총리 사임 기념 맥주…'보리스의 거짓말'

영국 스코틀랜드 양조업체 브루독(Brewdog)은 2022년 7월 존슨 전 총리가 사임한 날 '보리스의 거짓말'이란 이름의 맥주를 출시했다.
영국 총리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를 배경으로 맥주의 홍보 이미지도 함께 공개했다.
브루독사는 "존슨의 사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출시했다"며 "업무 파티에 적합한 맥주"라고 홍보했다.


맥주는 이름부터 홍보 이미지까지 철저히 존슨 전 총리의 파티게이트를 겨냥했다.
이 파티게이트는 코로나19 봉쇄기간이던 2020년 6월부터 2021년 4월에 걸쳐 존슨 전 총리가 자신의 총리관저에서 방역수칙을 어기고 수차례 술파티를 열었던 사건을 의미한다.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에 따라 공적 행사를 제외하고 다수 사람들이 모여 행사를 하는 행위 자체가 금지됐지만, 존슨 전 총리는 측근 및 지인 수백명과 술파티를 벌였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영국 경찰청은 2021년 12월 사건조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이듬해 1월 존슨 전 총리가 방역수칙을 어긴 3개의 파티에 참석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후 영국 경찰청은 파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 83명의 고위 관료에게 총 126건의 벌금통지서를 발부했다.


파티게이트에 폭발한 민심…정계에서 완전 축출

존슨 전 총리는 스캔들을 지속적으로 부인하며 "파티가 아닌 업무 행사였다.
10분만 머물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가 파티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셨으며, 심지어 노래방 기기를 가져와 음주가무를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거짓말 논란까지 일었다.


당시 존슨 전 총리는 가뜩이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강행으로 민심을 크게 잃은 상황이었다.
영국은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51.9%의 찬성이 나온 이후 EU 탈퇴 절차에 돌입했지만, 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정 체결 등 관계 재설정 문제를 둘러싸고 지지부진한 협상이 이어졌다.


강경한 브렉시트파였던 존슨 전 총리는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exit)'를 주장하며 브렉시트를 강행했고, 이에따라 영국은 2020년 1월 EU에서 공식 탈퇴했다.
하지만 EU와의 무역분쟁 피해가 커지면서 영국 내 민심이 동요했다.
영국과 EU는 가까스로 2020년 12월 FTA 협정 체결을 비롯해 미래 관계 재설정 협정을 맺었지만, 이 역시 졸속 협정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불거진 파티게이트의 후폭풍은 예상보다 매우 컸다.
코로나19 봉쇄명령으로 인해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봤던 영국의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민심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존슨 전 총리는 파티게이트가 터진 이후 수차례 사임 압박 속에서도 버텼지만, 2022년 7월7일,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정부 내각 고위직 50여명이 한꺼번에 사퇴 의사를 밝히자 끝내 사임했다.


총리직 사임에 이어 이듬해인 2023년 6월, 존슨 전 총리는 의원직에서도 물러났다.
영국 하원 특별위원회에서 존슨 전 총리가 파티게이트 사건 당시 코로나19 봉쇄규정을 지켰다는 주장에 대해 거짓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나서자 스스로 옷을 벗은 것. 만약 거짓말을 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존슨 전 총리는 의원직뿐 아니라 선거 출마 자격도 박탈된다.
그는 2025년 현재 영국 정계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키어 스타머 총리도 걸렸던 '맥주게이트'…"벌금형만 받아도 사퇴"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스캔들은 키어 스타머 총리도 겪은 바 있다.
2021년 12월, 스타머 총리는 당시 영국 노동당 당수로서 더럼에 위치한 선거사무실에서 당원들과 모여 맥주와 음식을 먹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존슨 전 총리의 파티게이트와 더불어 '맥주게이트(Beer gate)'라 불렸다.


당시 맥주게이트는 영상은 존슨 전 총리와 보수당의 맹공에도 파티게이트와 달리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노동당 당원 17명이 모여 회의를 하면서 이중 일부가 음식을 먹고 맥주를 마신 장면이 나왔다.
노동당에서는 해당 모임은 공적인 행사라고 밝히며 회의가 저녁시간까지 이어지면서 회의 도중 음식을 먹었다고 해명했다.
보수당 공세에 스키머 총리는 "벌금형이라도 나오면 사퇴하겠다"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이후 영국 경찰청은 존슨 전 총리의 파티게이트 수사와 함께 스키머 총리의 맥주게이트 수사도 동시에 진행했는데, 맥주게이트 사건은 결국 무혐의 처리됐다.
영국 경찰청은 맥주게이트와 관련된 영상과 사진 등을 검토한 결과 위법행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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