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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세 아버지 모시는 효자였는데…” 산불 희생 진화대원 유족 오열

산청장례식장, 산불 희생자 유족 오열
“상황실서 사람 모자라 나갔다 변당한 듯
계약직 진화대원은 개별로 장례 치르라 해
희생자 모두에게 같은 예우 해줬으면”


“92세 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효자였어요.”

경남 산청군 대형 산불 진화 과정에서 희생된 창녕군 소속 진화대원 공모(60)씨의 동생 공경호씨는 23일 산청장례식장에서 형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22일 전날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산등성이를 타고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산림청 소속 공중진화대가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뉴시스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고인의 평소 모습을 회상하던 그는 “촌에서 부모님 잘 모시며 산불 예방 진화대원으로 일했다”고 형을 그리워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 창녕에서 산청 산불 진화지원을 위해 출동했다가 순직한 4명의 시신이 고향 창녕으로 옮겨지자 유족들은 오열했다.
한 여성 유족은 울음을 참지 못하고 부축을 받으며 이동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 다른 진화대원의 유가족인 A씨는 인터뷰 내내 눈물을 글썽이며 “동네에서 우리 첫째 형님을 다들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형님은 원래 상황실에 있었는데, 사람이 모자라서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 같다”고 울먹였다.
A씨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족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장남을 잃은 노모가 너무 힘들어한다”고 했다.


일부 유족들은 당국의 안일한 대응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공씨는 “대응 책임이 있는 당국이 사고에 대한 정확한 설명도 유족들에게 해주지 않고, 장례 절차에 대해서도 명확히 알려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똑같이 불을 막으러 화마에 뛰어들었는데, 계약직인 진화대원은 개별로 우선 장례를 치르라고 했다”며 “희생자 모두에게 같은 예우를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이 산등성이를 타고 계속 번지고 있다.
뉴시스
산림당국에 따르면 진화대원들은 전날 오후 3시쯤 산청 시천면 일원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가 초속 11~15m의 강풍으로 불길이 번지면서 고립됐다.
이들 중 진화대원 3명(이모씨·황모씨·공모씨)과 창녕군 녹지8급 공무원 강모씨 등 4명이 숨졌다.

창녕군은 이날 중으로 창녕읍 창녕전문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하고, 창녕군민체육관에는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24일부터 조문을 받을 계획이다.
창녕군 관계자는 “이번 화재로 숨진 이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감식이 늦어지는 사망자가 있어 빈소 설치 시각은 23일 늦은 오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청=이예림·최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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