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조사 결과 궁금해 받아본 것
이후 明 측이 지속적으로 돈 달라 요청”
“吳에 조사 결과 보내주거나 송금 사실
알린 적 없어… 明, 吳 험담하곤 거짓말“
‘吳 측’·‘후원회장’ 등 표현도 모두 부인
“있던 일·없는 일 막 섞고, 구체적 얘기
明이 자주 쓰는 수법… 대질 신문 희망”
검찰 압수수색·3차례 피의자조사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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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출신으로 공직이나 선거 캠프 등엔 한 번도 몸 담은 적 없는 그는 오 시장 후원자로, 때론 오 시장 ‘측근’으로 일컬어지면서 의혹의 중심에 섰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의혹이 잇달아 불거진 지난해 11월 한 시민단체의 고발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김씨는 그간 자택·사무실 등 압수수색과 세 차례 피의자 조사를 거치면서 언론 접촉을 삼가왔다.
세계일보는 19일 서울 모처에서 김씨와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고, 수 차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오 시장 의혹과 명씨와의 관계 등에 관한 그의 입장을 들었다.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 명씨가 사실상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가 오 시장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실시했고, 김씨가 조사 비용 3300만원을 대신 납부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김씨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제기된 의혹 대부분을 부인하는 한편, 명씨와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 출신 강혜경씨 등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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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2월3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명태균씨 등 고소·고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
그는 “처음에 한두 번은 여론조사 결과가 궁금해 개인적으로 받아봤고 달라는 돈을 보내줬지만 그 이후에는 명씨가 ‘생활비가 없다’, ‘아이 학원비가 없다’면서 지속적으로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명씨가 김씨에게 전화로 돈을 요구하고,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다시 (전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 강혜경씨에게 전화가 와 ‘이번에만 좀 도와달라’고 하소연하는 식으로 송금이 이뤄졌다고 한다.
그는 강씨 계좌로 돈을 보낸 이유에 대해선 “명씨가 전과도 있고 신용불량이라 그랬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얘기했듯이 오 시장이 아니라 서울시장 보선이, 이준석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가 아니라 국민의힘 당대표선거가,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20대 대선이 어떻게 될 지 궁금해서 명씨가 보내주는 여론조사를 받아봤을 뿐”이라며 “여당(당시엔 야당) 지지자로서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특히 오 시장 측에 명씨가 보내준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하거나 명씨에게 돈을 보낸 사실을 알린 적이 없다고 항변하며 “만약에 (오 시장 등에게) 불법으로 기부하려고 했으면 내 이름으로, 그것도 부가세까지 붙여서 온라인으로 송금을 했겠느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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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과 여론조사 결과 조작 등 여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뉴스1 |
그는 “명씨가 원래 예전에 있던 일을 시간 순서를 막 섞고 그 과정에서 있지도 않은 일을 끼워넣는 수법을 자주 써먹는다”며 “날짜나 장소도 일부러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김씨는 “언제까지 그쪽이 하는 거짓말을 내가 입증해야 하나”라며 “명씨, 강씨와 대질 신문이라도 받고 싶다”고 했다.
김씨는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가 끝나는대로 두 사람을 사기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공갈죄(강씨만) 등 혐의로 고소·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미래한국연구소가 불법(미등록) 업체라고 그러던데 그럼 나도 사기 피해자 아닌가”라며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고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씨가 송금한 돈 중 일부(700만원 이상)가 명씨 장모의 계좌로 흘러갔다는 강씨의 검찰 진술이 보도된 것도 언급하면서 “내가 보낸 돈을 생활비로 썼는지, 어디다 썼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오 시장과 관계에 대해 김씨는 “처음 연을 맺은 건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 오 시장이 선별적 복지를 주장한 데 동의해서 사비를 들여 서울시내에 플래카드를 걸었는데, 오 시장이 사퇴하고 나서 야인 시절에 ‘고맙다’고 연락이 왔다”며 “그냥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인데, 내가 서울시에서 무슨 한 자리라도 맡거나 경제적으로 이득을 본 것도 전혀 없고 후원회장이란 걸 해본 적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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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씨 관련 의혹들을 폭로한 강혜경씨. 강씨는 명씨가 사실상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 출신이다. 뉴스1 |
그는 “캠프에서 누가 명씨에 대해 얘길 하길래 알아보니 동향(경남 창원) 사람이라 그러길래 연락처를 물어봐서 연락했다”며 “같이 다니면서 보니 ‘형님, 형님’ 하며 호탕하게 굴고 김건희 여사나 윤 대통령하고도 연락을 주고받는 걸 보면서 신기하기도 했다”고 했다.
명씨 측은 김씨에게 오 시장이 한 고소·고발을 취하하도록 얘기해달라고 하거나 오 시장·명씨·김씨의 일명 ‘3자 회동’ 진술을 부인하는 취지의 연락을 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서울과 창원을 오가며 명씨와 강씨를 조사했고, 오 시장 측 인사들도 연달아 불러 조사했다.
김씨에 대해선 지난달 26일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3차례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20일에는 서울시청 오 시장 집무실과 한남동 시장 공관 등도 압수수색했다.
이어 21일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주영·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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