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서 탈선… 시민 큰 불편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3-23 19:00:38

신도림서 열차 차단벽 부딪혀
홍대→서울대입구역 운행 중단
복구 오래 걸려… 인명피해 없어
사고 몰랐던 시민들 발길 돌려
외국인들 “한국어만 방송” 지적

서울 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 2호선의 일부 구간 운행이 탈선 사고로 중단되면서 시민들이 휴일 지하철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

23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0분쯤 서울 구로구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승강장에서 출고 열차가 정차 중 차막이 시설을 추돌해 탈선했다.
열차가 정해진 정차 위치를 지나 승강장 끝이나 선로 끝에 설치된 차단벽에 부딪힌 사고가 난 것이다.

어수선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한 23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에서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사고로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서울대입구역으로 향하는 외선 순환 열차의 운행이 중단됐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열차엔 승무원 이외에 승객은 없었다.
반대 방향의 내선 순환 열차 운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응급 복구를 위한 단전으로 오전 10시17∼35분 신정지선 까치산역∼신도림역 양방향 열차의 운행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항공철도조사위원회 확인 후 복구 작업이 9시51분부터 시작됐다”며 “많이 탈선한 차량(앞차)과 뒤 차량들 분리를 진행했고, 앞차를 레일 위로 올리는 작업이 차량 중량 때문에 쉽지 않아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하철 1·2호선의 환승역인 신도림역은 이날 오전 갑작스러운 열차 운행 중단으로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1호선을 이용해 우회하거나 버스 등의 대체 교통편을 찾느라 분주했다.
역 개찰구에선 직원들이 입간판을 세워 외선 순환선 운행이 중단된 사실을 알렸고, 뒤늦게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신도림역에서 만난 외국인 유학생 A씨는 “서울대입구역으로 가야 하는데 지하철로만 다니던 곳이라 어떻게 가야 할지 알아보는 중”이라며 “역사에서 한국어로만 안내 방송이 나와 정확한 상황을 몰랐다”고 말했다.
구로구에 거주하는 B씨는 “외선 순환선이 중단된 것을 역에 와서야 알게 됐다”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버스를 탔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수선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한 23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승강장 근처에서 서울교통공사 및 경찰 관계자들이 출입통제선 안에서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남정탁 기자

역사 내에선 탈선한 차량 복구를 위해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시민들은 복구가 언제 마무리될지 몰라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지켜봤다.
다만 지하철 이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휴일인 데다 신도림역에서 1호선으로 이동하거나 정상 운행한 2호선 내선 순환을 이용할 수 있어서 극심한 혼잡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서울교통공사는 운행이 중단된 구간인 △홍대입구역 △합정역 △당산역 △영등포구청역 △문래역 △신도림역 △대림역 △구로디지털단지역 △신대방역 △신림역 △봉천역 △서울대입구역 각 출구 승강장에서 승하차할 수 있는 대체 버스 11대를 투입했다.
또 즉각 현장 사고수습본부를 꾸려 복구에 나섰다.
국토교통부 또한 사고 수습 지원 및 원인 조사를 위해 철도안전정책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철도안전감독관,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 구성된 철도재난안전상황실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박진영·윤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