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실화자로 추정되는 성묘객이 당시 급히 산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마을주민 주장이 나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괴산1리 마을주민 A씨는 전날 오전 11시24분쯤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 정상에서 산불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의성군에서 전해 듣고 가장 먼저 불이 난 곳으로 향했다.
화재 발생 30분 정도 지난 오전 11시55분쯤 현장 근처에 도착한 A씨는 불이 난 곳에서 내려오는 성묘객 무리와 마주쳤다.
A씨는 "헐레벌떡 내려오는 성묘객 무리와 마주쳤다.
어디 가느냐고 붙잡고 물어보니 대답을 못 했다"고 전했다.
이어 A씨는 "머뭇거리면서 가려고 하길래 안 되겠다 싶어서 (성묘객 무리가 타고 온) 자동차 번호판 등을 사진으로 남기고 도망가면 안 된다고 일러뒀다"며 "이후 경찰이 데리고 갔다"고 주장했다.

불이 난 곳에서는 라이터가 발견됐다.
경찰은 성묘객을 상대로 기초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성군은 "괴산리 야산 산불은 성묘객 실화에 따른 것으로 불이 나자 실화자가 직접 119에 '묘지를 정리하던 중 불을 냈다'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의성군은 불이 꺼지면 실화자로 추정되는 성묘객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마을 주민들은 산불이 바람을 타고 번지는 모습을 현장에서 본 이야기도 전했다.
A씨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불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번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신월리 방향으로 삽시간에 옮겨붙었다.
헬기를 투입해야 한다고 군에 바로 알렸다"고 했다.
인근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는 안모씨(47)도 "정상에서 시작한 불이 양계장 방향으로 계속 번지며 내려오더니 코앞까지 번졌다"며 "소방관들과 함께 불을 꺼서 다행히 양계장은 무사하다"고 말했다.

24일 산림청과 경북도 등에 따르면 당국은 일출 시각인 오전 6시30분을 전후로 의성 산불 현장에 진화 헬기 59대와 진화대 등 인력 2600명, 장비 377대 등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산불 현장에는 전날보다 다소 잦아든 초속 1m가량의 바람이 불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낮 동안에는 최대 초속 15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의성 산불 전체 진화율은 60%로 산불영향구역은 6078ha로 추정된다.
전체 화선 101㎞ 가운데 아직 불길이 잡히지 않은 곳은 39.8㎞ 구간이다.
산불 진화가 더디게 이뤄지면서 의성군 주민 1554명은 실내체육관 등에 대피해 생활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94채의 시설 피해가 났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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