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개발한 컴퓨터 칩을 뇌에 이식받은 첫 환자가 수술 1년이 지나면서 조작 능력이 향상됐다는 근황을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뉴럴링크의 첫 임상 시험자인 놀런드 아르보(30)는 수술 이후 생각만으로 체스와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게 된 데 이어 칩을 사용하는 능력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
그는 "게임에서 친구들을 이긴다"며 "불가능해야 하지만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아르보는 다이빙 사고로 어깨 아래 모든 신체가 마비된 지 8년 만이던 2024년 1월 뉴럴링크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칩을 뇌에 이식받았다.
BCI 칩은 뇌파를 전기신호로 바꿔 전자기기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사지마비 환자인 아르보가 온라인 체스를 즐기는 모습이 2024년 3월 공개되기도 했다.
뉴럴링크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아르보가 휠체어에 앉아 손은 움직이지 않고, 시선으로 노트북 스크린의 마우스 커서를 조작해 체스를 두는 모습이다.
머스크와 관련해선 수술을 전후로 대화를 나눴다며 "나만큼이나 기뻐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든 과정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한 번은 칩과 뇌 사이의 연결이 끊기면서 컴퓨터 조작도 불가능해지기도 했다.
아르보는 "정말 속상했다"면서 "다시 뉴럴링크를 사용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오류는 소프트웨어를 조정하면서 해결됐지만, 전문가들이 제기해 온 기술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관련한 우려도 내놓고 있다.
서식스대 신경과학 교수인 애닐 세스는 "두뇌의 활동을 추출한다는 것은 우리의 행동만이 아니라 생각, 믿음, 감정까지도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의미"라며 "당신의 머릿속에 있는 정보에 접근이 가능해지는 순간,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그 어떤 장벽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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