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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반 뚫는 공사 뒤 ‘푹’… 커지는 싱크홀 공포

서울 명일동 사고 2명 사상
매몰자 1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
현장 아래는 지하철 9호선 공사
인근선 고속도 지하구간 공사도
6480t 흙 터널 천장 뚫고 와르르
“공사 때 지하수 변동 하중 키운 듯”
인부들 누수 발견 후 대피 화 면해
2014년 석촌사고 때도 ‘굴착’ 원인
인근 주유소 최근 바닥 균열 민원
시공사 등 점검 땐 침하 발견 못 해
‘배달 투잡’ 뛰던 30대 회사원 사망
경찰, 9호선 공사 관련성 등 내사


장마철에 주로 발생하는 싱크홀(땅 꺼짐)이 봄철 서울 도심에서 발생해 2명의 사상자를 낳았다.
싱크홀이 발생한 지점은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공사가 이뤄지고 있었고, 인근에서는 세종포천고속도로 지하구간의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서울 곳곳에서 효율적인 교통을 위해 지반을 뚫는 공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싱크홀 공포가 커지고 있다.
사고 원인을 들여다보고 있는 경찰은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25일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가 대형 싱크홀(땅꺼짐)로 차량 이동이 통제돼 있다.
전날 오후 6시29분 발생한 대형 싱크홀은 이날 지름 20m, 깊이 20m가량 규모로 커졌다.
최상수 기자
25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명일동 차도에서 전날 오후 6시29분 발생한 싱크홀은 가로 20m, 세로 20m 규모로 파악됐다.
싱크홀 발생과 함께 상수도관이 터지면서 토사물이 도로 바로 아래에 위치한 서울지하철 9호선 터널 공사현장까지 쏟아졌다.
약 6480t 규모의 토사물이 터널의 천장을 뚫고 쏟아지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싱크홀에 빠진 오토바이 운전자 박모(34)씨는 토사물에 휩쓸려 사고 발생 약 17시간 만인 이날 오전 11시22분 숨진 채 발견됐다.
싱크홀 중심에서 고덕동 방향으로 50m 떨어진 지점이었다.
그는 9호선 터널공사 구간 내까지 내려가 토사물과 함께 공사 장비들과 떠다녔던 것으로 추정된다.
박씨의 휴대전화와 오토바이도 싱크홀 중심에서 각각 40m, 30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싱크홀 발생과 동시에 현장을 통과한 흰색 카니발 차량의 운전자 허모(48)씨는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잇단 지하공사로 지반 약화… 상수도관 누수도 원인 지목

사고 지점이 지하철 공사현장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9호선 공사와 싱크홀의 연관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안형준 건국대 교수(건축공학과)는 “지하철 공사 과정에서 지하수를 빼면 동공 현상이 일어난다”며 “원래 지하수가 있으면 땅이 주저앉지 않는데, 물이 빠지니까 도로 같이 계속 하중을 받는 곳에선 싱크홀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8월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인근에서도 폭 2.5m, 깊이 5m, 연장 8m의 싱크홀이 발생했는데 당시에도 이 같은 원인이 제기됐다.
당시 서울시와 싱크홀 전문가 조사단은 싱크홀 발생 원인으로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을 위해 시행된 ‘실드(Shield) 공법’을 지목했다.
실드 공법은 터널 굴착 방법의 하나로 원통형 실드(강재)를 회전시켜 흙과 바위를 부수면서 수평으로 굴을 파고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이 지역은 지하수에 취약한 충적층(모래·자갈)이 두껍게 자리한 곳으로 지하수 수위의 변동에 따라 침하 가능성이 큰데, 공사 과정에서 지반이 더 약해졌다는 것이었다.

도로 밑 상수도관이 먼저 새면서 지반이 약화되고 흙이 무거워져 터널이 무너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사고 직전 터널에서는 지하철 공사 중이던 5∼6명의 인부가 천장에서 물이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현장 주변에서는 세종포천고속도로 지하구간의 공사도 진행 중이었다.
지하공사가 잇따르면서 이에 따른 충격이 가해지거나 물길이 바뀌면서 지반이 약화됐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터널 자체가 부실 설계됐을 가능성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4일 싱크홀(땅 꺼짐) 사고가 발생한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를 찾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강동구 명일동 싱크홀 사고 수습 대책회의’를 열고 박씨 시신 수습 후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현장 조사에 돌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터널이 하중을 견딜 수 있을 만큼 설계됐는지 지하철 9호선 공사의 영향, 고속도로 건설 영향 등을 다각도로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인근에서 진행 중인 지하철 9호선 연장공사도 중단 조치했다.
아울러 동북선, 위례선 등 다른 도시철도 건설 공사장 주변과 영동대로 지하공간복합개발 공사현장 등 주요 지점을 대상으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등을 통해 지반 침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내사에 착수한 경찰은 싱크홀이 생긴 원인을 비롯해 이번 사고가 9호선 공사와 관련이 있는지, 건설사의 위법 사항은 없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아울러 사고 현장에서 숨진 오토바이 운전자 박씨의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도 검토 중이다.
소방 당국은 기름누출 우려와 지표면 안정화 작업 등을 위해 싱크홀 인근 주유소의 기름 탱크를 모두 비우는 조치에 나섰다.
25일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땅 꺼짐) 사고로 매몰된 30대 오토바이 운전자의 시신을 수습한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시에 따르면 이번 사고 발생 지점에서는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의 특별점검이 이뤄졌으나,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이 지점은 시 차원의 정기점검과는 별개로, 인근에서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이 진행되는 것과 관련해 대형 공사장으로 분류돼 특별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당시 GPR 탐사를 했으나 공동(땅속 빈 구멍)은 발견되지 않았다.
2019년 시 용역 업체의 정기점검에서도 공동 등 이상 징후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달 초부터 싱크홀 지점 인근 주유소의 바닥에 균열이 생겼다는 민원은 다수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6일 주유소 바닥 균열과 관련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로 민원이 접수됐고 지하철 9호선 감리단·시공사 측이 두 차례 현장을 방문해 확인했지만 지반 침하는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숨진 박씨는 광고회사에 근무하며 퇴근 뒤 배달일을 한 청년으로 전해졌다.
안승진·윤준호·소진영·임성균·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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