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미국의 중재로 종전 협상에 나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 해상 휴전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 마련에 합의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다만 러시아는 부분 휴전 합의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대(對)러 제재 해제를 내걸어, 종전은 커녕 부분 휴전까지도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사흘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 결과 러시아와 "흑해에서 안전한 항해를 보장하고 무력 사용을 배제하며 군사 목적으로 상업 선박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흑해 휴전 등 부분 휴전 합의를 즉시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우크라이나 간 회담이 곧 열릴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백악관은 또한 미·러 양국이 앞서 합의한 에너지 시설에 대한 휴전을 이행할 수 있는 세부 조치 마련에도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이와 관련해 같은 입장을 확인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18일 에너지 시설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후에도 양측이 상호 공격을 지속하면서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아울러 백악관은 이날 에너지·해양 분야에서의 이 같은 합의 이행을 도울 제3국의 중재를 모두 환영한다는 뜻도 밝혔다.
백악관은 "미국은 농업(농산물) 및 비료 수출을 위한 러시아의 세계 시장 접근을 복원하고, 해상 보험 비용을 낮추며, 이 같은 거래를 위한 항구 및 결제 시스템에 대한 접근성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미국은 지난 23일부터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협상팀을 개별 접촉하며 휴전 합의를 중재해 왔다.
에너지 시설 공격 한 달간 중단, 흑해에서 교전을 멈추는 부분 휴전안을 놓고 실무 협상을 벌여 왔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직접 마주하지 않고 미국이 중간에서 양측 입장을 조율했다.
다만 러시아는 이날 부분 휴전 합의와 관련해 자국 은행, 식량, 비료 수출 제한이 해제된 이후에만 발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영 농업은행(로셀호스)과 러시아 선적 선박, 러시아 식품 생산·수출업자 등에 대한 제재가 해제되고 식품·비료 관련 금융기관이 국제 결제 시스템에 다시 연결돼야만 합의 결과를 이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제재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정당한 이유 없이 전면 침공한 이후 발효됐다.
러시아가 백악관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려고 하면서 전면적인 휴전 합의 타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4월20일까지 휴전 협상 체결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30일간 전면 휴전안' 합의를 끌어내려 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에너지 시설에 국한된 휴전 합의를 도출하는 데 그친 바 있다.
당시 러시아는 미국을 비롯한 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정보 지원을 중단해야만 전면 휴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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