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28일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델라세라'를 인용해 "교황 의료팀장인 세르조 알피에리 로마 제멜리 병원 외과과장은 2월 28일 밤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4일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양쪽 폐렴 치료를 받던 교황은 입원 2주째인 28일 오후 급격하게 상태가 악화했다고 한다.
교황은 당시 기관지 경련과 함께 구토하며 두 차례 급성호흡부전을 겪었다.
이에 대해 알피에리 과장은 “정말 절망적이었다”며 “우리는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그를 둘러싼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처음 봤다”며 “모두가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했다.
당시 의료팀은 치료를 지속해야 할지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고 한다.
알피에리 과장은 “여기서 치료를 중단하고 그를 편안하게 보내줄지, 아니면 모든 약물과 치료법을 동원해 최대한의 위험을 감수하며 치료를 계속할지 선택해야 했다”며 “결국 후자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교황에게 건강 관리 결정 권한을 위임받은 마시밀리아노 스트라페티 보좌관도 “모든 걸 시도하자. 포기하지 말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피에리 과장은 “며칠 동안 우리는 교황의 신장과 골수에 손상이 올 위험을 감수하면서 치료를 계속했다”며 “그의 몸은 약물에 반응하며 폐 감염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황이 퇴원 직전 병원 10층 발코니에서 흰색 수단을 입고 신자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에 대해 "감동적"이었다며 “그분이 다시 교황으로 돌아온 순간이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현재 88세인 교황은 지난 23일 37일간의 최장기 입원 끝에 제멜리 병원에서 퇴원해 바티칸의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으로 돌아갔다.
다만 교황은 고유량 산소치료의 후유증으로 말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신앙교리부 장관인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교황이 부활절(4월 20일)에는 돌아올 수도 있지만, 확신은 어렵다"고 전했다.
의료팀은 완전한 회복을 위해 최소 2달간 휴식과 재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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