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래스카의 얼음으로 뒤덮인 한 호수에 경비행기가 추락했으나, 탑승자들이 비행기 날개 위에서 12시간을 버텨 전원 생존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은 "지난 22일 미국 알래스카주 투스투메나 호수에 파이퍼 PA-12 슈퍼 크루저 경비행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당시 비행기에는 조종사와 청소년 두 명 등 일가족 세 명이 탑승했으며, 이들은 알래스카 솔도트나에서 스킬락 호수로 관광을 가던 중이었다.
갑작스레 호수로 추락한 비행기는 날개 등을 제외한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겼다.
탑승자들은 비행기 날개 위로 올라가 12시간 가량을 버텼으나, 밤이 되면서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추위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이튿날 아침 실종된 비행기가 있다는 소식을 들은 조종사 12명은 각자 비행기를 타고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이후 조종사 중 한 명인 테리 고즈가 투스투메나 호수에서 추락한 비행기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
고즈는 다른 조종사들에게 실종된 비행기를 찾았다고 알렸고, 이후 알래스카주 방위군이 헬리콥터를 급파해 일가족을 구조했다.
알래스카 경찰은 "세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며, 부상을 입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고 밝혔다.
고즈는 "당시 날개와 방향타를 제외한 비행기 동체가 물에 잠겨 있는 상황이었다"며 "아래로 점점 내려가자 날개 위에 세 사람이 있는 것이 보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들은 살아있었고, 내가 탄 비행기를 향해 손을 흔드는 등 반응을 보였다"며 "비행기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아 생존자들이 추운 날씨 속에서도 날개 위에서 버틸 수 있었다.
기적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연방항공청(FAA)이 조사하고 있다.
AP는 "알래스카는 도로가 발달하지 않아 이동 시 경비행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사고가 일어난 투스투메나 지역은 갑작스러운 강풍이 부는 날이 많다"고 전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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