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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닷새째 산불이 번지고 있는 경북 의성 산불 현장인 금성면에서 만난 공무원 김모(30)씨의 말이다.
김씨는 의성 산불이 시작된 지난 22일부터 닷새째 현장에 동원돼 잔불 정리와 주민 대피 업무를 맡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점점 체력적 한계가 느껴지는 데다 매캐한 연기를 계속 맡을 수밖에 없어 두통이 심하다”면서 “재가 날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데다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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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북 안동시 임동면 갈전리 야산이 불에 타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실제로 이날 의성 산불 현장에서 헬기 추락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산림청은 연무가 낀 상황의 위험성을 판단해 진화 헬기의 운항을 한때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여기에 산불 장기화로 연기가 다량 발생하면서 시계 불량으로 뜨지 못하는 헬기도 생기고 있다.
전날 산불의 영향권에 들어선 안동시 풍천면 주민인 정모(33·여)씨는 이날 “산불이 15㎞밖에 났다고 들었는데 이런 연기는 처음 본다”면서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러 마스크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날 직장에 오후 반차를 내고 혹시나 몰라 물과 통조림, 라면 등 가열 없이 섭취 가능한 비상식품을 사러 편의점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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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경북 안동시 풍천면 도로에 연기가 뒤덮여 있다. 이곳은 15㎞ 밖에서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독자 제공 |
주택 역시 모두 창문을 굳게 잠고 행인들은 마스크에 손을 덧대 코와 입을 막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마스크를 쓴 노인들이 모여 심각한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통해 뉴스를 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연기로 가시거리가 뚝 떨어진 탓에 교통사고를 걱정하는 주민도 크게 늘고 있다.
예천군 호명면 주민 임모(40대)씨는 “점점 연기가 짙어지면서 가시거리가 좁아지는 것 같다”면서 “혹시나 교통사고가 발생해 또 다른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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