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무살렘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영향이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충격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과 대조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무살렘 총재는 이날 미 켄터키주 지역 경제단체 주최 행사 공개연설에서 "관세 인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일시적일 것이라고 가정하거나, 완전한 간과 전략이 적절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살렘 총재는 "비수입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간접적이고 2차적인 영향은 기저 인플레이션에 더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무살렘 총재는 "노동시장의 회복력이 유지되고 관세로 인한 2차 영향이 명백해지거나, 중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실제 인플레이션을 높이거나 지속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다면 완만하게 제한적인 정책이 더 오랫동안 유지되는 게 적절하거나 나아가 더 제한적인 정책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금리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Fed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내 기준금리 횟수는 2회로 유지했다.
그러나 FOMC 위원 19명 중 8명은 올해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 최소 1회 또는 전혀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무살렘 총재는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세로 인해 수입상품 경쟁력이 떨어지면, 일부 국내 생산 상품의 수요를 자극해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관세로 인한 간접적인 인플레이션 효과가 모두 지속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Fed 목표치인 2%보다 높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물가 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무살렘 총재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흔들리면 Fed가 중앙은행의 고용 목표보다 가격 안정 목표를 우선시 해야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무살렘 총재의 이날 발언은 관세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을 기본 시나리오로 본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과 대비를 이루는 것이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19일 회견에서 관세 충격을 일시적으로 보냐는 질문에 "그것이 일종의 기본 시나리오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또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조치 없이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때론 그런 인플레이션을 간과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며 "관세 인플레이션의 경우에도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면서 미 증시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대형금융사들이 늘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베뉴 크리슈나가 이끄는 주식전략팀은 이날 보고서에서 S&P500 지수의 연말 목표주가를 종전 6600에서 5900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는 올해 연말 S&P500 지수가 작년 말 종가(5881.63) 수준에 머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바클레이스는 "관세가 미국 경제활동의 상당한 둔화에 기여하면서도 실질적인 경기침체는 발생하지 않는 수준에서 기업 이익이 타격받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가정했다"며 기본 시나리오의 확률을 60%로 예상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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