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6일(현지시간) 자동차 25% 관세 부과 정책이 발표된 이후 유럽과 캐나다 등 각국 정상이 유감을 표명하며 '보복 관세'를 시사했다.
앞서 정부 차원에서 우려를 표명해왔던 일본과 한국, 멕시코 등도 난감한 표정으로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미국이 유럽 자동차 수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에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 산업이 대서양 양쪽에 깊숙이 통합된 공급망을 통해 혁신·경쟁력·높은 수준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라고 짚은 후 "우리는 이번 발표를 미국이 구상 중인 다른 조치와 함께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4월2일 미국이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호관세 내용까지 보고 종합적인 대응 방향을 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다만 "EU는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는 한편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계속 모색하겠다"면서 협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현재 대미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공식 발언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미국과 '무역전쟁' 전면전으로 돌입한 캐나다는 보다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우리는 우리 노동자들을 지킬 것"이라며 강도 높은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발표를 캐나다 경제에 대한 "매우 직접적인 공격"으로 규정했다.
다만 카니 총리는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세부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달 조기 총선을 앞둔 카니 총리는 27일 선거 유세 현장을 잠시 떠나 캐나다의 미 외교 현안을 전담하는 '대미 관계 특별 내각위원회'와 긴급 회동할 예정이다.
미국과의 물밑 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세를 면제받으려 했던 각국의 노력도 수포로 돌아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캐나다와 멕시코는 관세 면제 조치를 희망했지만, 노력이 부족했다"고 짚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틀 전인 지난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부과 발표를 예고한 이후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가 미국 관세 정책 제외를 요청해왔다고 밝히며 "지속적인 대응"을 시사한 바 있다.
일본의 경우 일본자동차제조사협회(JAMA) 등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관세 면제를 위한 로비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대응을 고심 중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트럼프의 차 관세 대응을 위한 민관합동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한다고 이날 밝혔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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