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선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길러주는 데에 초점을 맞춰 학생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연구가 나왔다.
어떤 방식으로 학생 평가를 하느냐에 따라 수업 설계부터 학생들의 학습 경험이 달라지기 때문에 현재의 서열화된 학생 평가 체제는 변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27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개최한 '제1차 온라인 기자설명회'에서 김주아 선임연구위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래교육 혁신을 위한 학생 평가 패러다임 전환: 우리나라 고등학교 수업과 평가는 변화하고 있는가'를 발표했다.
김 연구위원은 대입전략(수능위주·학생부위주), 평가체제(일반과정·IB과정), 학교 소재지(도시지역·읍면지역) 등을 고려해 국내 고등학교 6곳을 선정하고, 학생평가 실태를 조사했다.
이 결과 학교 수업과 평가를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은 수능으로 대표되는 '외부평가의 영향력'이었다.
이러한 수업과 평가는 학생들의 학습 양태와 성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수능위주인 학교의 경우, 학생들은 패턴화된 문제를 풀면서 스스로 문제를 고민하기보다는 '떠먹여 주는 시스템'에 익숙해져 가는 모습을 보인다고 김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학생부 위주인 학교에선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진짜공부'와 '시험공부'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IB과정 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자기 주도성과 사고력 신장, 협력적 학습 문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고 했다.
특히 '절대평가' 체제에서 학생들이 서로를 경쟁자가 아니라 동반 학습자로 인식해 서로 돕는 점이 특징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계량화된 평가체제와 역량 중심의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 구조적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교육과정에서는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 총체적인 역량 개발이 강조되지만 대입 체제에서는 수치화된 학업 성취도와 표준화된 평가도구에 대한 사회문화적 신뢰가 공고히 구축돼 있어 갈등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강력한 제도적 관성 탓이라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학생들의 역량에 초점을 맞춰 평가하기 위해선 교육목표 등 전반에 걸친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단순한 점수나 등수로 환원하지 않고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는 도구로써 평가하기 위해선 정량지표 중심의 대입전형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봤다.
시험 성적 중심의 정량 지표 중심의 전형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역량과 잠재력을 총체적 접근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평가 체제는 성취기준에 기반한 '절대평가'로 바꿔, 학생들의 역량 증진을 꾀할 수 있다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학생들이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 도달해야 하는 목표를 기준으로 자신의 학습 목표와 학습경로를 정할 수 있도록 학생평가에서 상대평가 병기 정책을 재고하고 학생들에게 새로운 학습의 틀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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