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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소방대원이 바닥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SNS 갈무리 |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불이 빠르게 확산하며 큰 피해를 입힌 가운데, 산불 진화 최전선에서 애쓰는 소방관의 빈약한 식단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식단을 본 국민들은 “목숨 걸고 불 끄는데 저게 말이 되나”라고 한탄했다.
앞선 25일 현직 소방관 A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산불 진화한 소방관 저녁 식사’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검게 그을린 방화복과 방바닥에 미역국에 만 밥이 들어 있는 사진을 덧붙였다.
사진은 그가 온종일 화재와 사투를 벌인 뒤 저녁 식사를 하며 촬영한 것으로 반찬은 고작 콩자반과 김치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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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소방관이 올린 저녁 사진. 사진=SNS 갈무리 |
국민들은 “진짜 너무하다.
밥이라도 잘 챙겨줘야 하는 것 아니냐” 등 부실한 식단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하지만 A씨는 되레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어딘지는 언급하기 그렇지만 산불 현장에서 보내온 것”이라며 “모두의 관심이 참으로 감사하다.
저는 그저 소방관들뿐만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이렇게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의 처우가 개선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소방대원들의 빈약한 식사는 앞선 27일에도 포착돼 안타까움을 샀다.
전날 산불 연기로 뒤덮인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소방관들이 김밥 등으로 끼니를 때우며 대기하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처럼 고생하는 소방관을 돕겠다는 온정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경북 안동시 당북동의 한 국숫집에는 “산불 진화 소방 공무원님들 무료 식사 제공”이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또 경북 의성에서 펜션을 운영 중인 30대 여성은 자신의 펜션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밤낮으로 고생 중인 소방대원님들 숙소 안에 일회용 칫솔 치약과 드실 수 있는 간단한 식사도 준비해뒀다.
편하게 쉬다 가면 된다”며 펜션 주소와 비밀번호를 공개했다.
안동에 있는 한 호텔은 SNS 계정을 통해 “의성 안동 영덕 등 노년층에 피해가 심해 걱정이다.
OO호텔도 작게나마 도움을 드릴 방안을 생각해 봤다”며 “많지는 않지만 피난갈 곳이 마땅치 않은 분들을 위해 OO호텔 객실을 제공해 드릴까 한다.
편하게 연락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경북 영덕의 한 휴게소도 소방대원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휴게소 운영자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게 더 많이 알려져서 많은 분이 오셨으면 한다”고 했다.
특히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소방관 보호 장비를 지원하기 위해 기부금 모금에 나서자 단 4일 만에 11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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