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대표 캐릭터인 '피카추'가 튀르키예에서 반정부 시위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최근 튀르키예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서 경찰에 쫓기는 피카추의 영상이 화제라고 보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된 영상을 보면 수백 명의 시위대가 경찰을 피해 도망가는 상황에서 피카추가 군중들 사이에 섞여 함께 도망갔다.
이는 실제 피카추 의상을 입은 시민이 도망치는 장면이었다.
피카추가 종종걸음으로 빠르게 달리는 장면을 본 누리꾼은 "너무 귀엽다", "이거 실제 영상이라는 게 놀랍다", "보기에는 재미있는데, 실제로는 매우 급박한 상황인 듯", "AI가 만든 합성 영상인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가운데 한 누리꾼은 "누군가 피카추 의상을 입고 시위를 벌일 때까지 튀르키예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사실이 밈의 힘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 가운데 시위 현장에선 군중들이 피카추와 기념사진을 찍고, 튀르키예 국기를 들고 피카추를 따라다니고 있다.
온라인상에선 피카추와 관련한 AI 생선 사진, 패러디 포스터 등도 만들어졌다.

한편, 최근 튀르키예에선 올해로 23년째 집권 중인 에르도안 현 대통령의 정적이자 제1야당의 대권주자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을 경찰에 체포하자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최근 튀르키예에선 에르도안 현 대통령의 정적인 야당 소속 이스탄불 시장이 경찰에 체포됐다.
22년간 집권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 탄압이 이어지자 거리에는 '파시즘에 맞서자'는 젊은이들이 쏟아졌다.
튀르키예 정부는 일부 언론의 방송을 중단시키고 BBC를 비롯한 외신마저 추방했지만, 시위는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지금까지 약 2000여명이 체포됐다.

국제 사회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은 시위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강경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라마단 단식 식사 행사에 참석해 "이 나라를 혼란의 장소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은 갈 곳이 없다"라며 "시위대가 걸어온 길은 막다른 길"이라고 비난했다.
알리 예를리카야 내무장관도 "거리를 공포에 떨게 하거나 우리의 국가적·도덕적 가치를 공격하려는 사람들, 그리고 경찰관들을 공격하는 이들에게는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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