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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에서 인스파이어 달군 주인공으로…'레몬' 부른 가수 요네즈 켄시[일본人사이드]

"유메나라바 도레호도 요캇타데쇼(꿈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이 구절에서 자연스럽게 어떤 멜로디가 떠오른다면 당신은 요네즈 켄시의 '레몬'을 들어본 사람입니다.
현재 노래방 인기차트에서 일본 곡을 검색하면 1위에 올라있는 곡인데요. 2018년에 발매된 노래인데 지금까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인기가 실감이 나죠. 지난 주말 인천 인스파이어에서 첫 내한공연이 있었는데요. 무려 2만명이 모여 성황리에 종료돼 화제가 됐습니다.
사실 요네즈씨는 사람들과 잘 섞이지 못하는 등 어린 시절의 아픔을 음악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오늘은 노래 레몬의 주인공, 요네즈 켄시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요네즈씨는 1991년 도쿠시마현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이랑 어울리거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어려워했다고 해요. 인터뷰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물이 맞지 않는 물고기로 살았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감각이 줄곧 있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사람과도 거의 이야기하지 않고, 자신의 상상 안에서 태어난 캐릭터와 대화하는 정도였다고 합니다.
묵묵히 그림만 그리며 만화가가 돼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해요.


그러다 초등학교 때 플래시 애니메이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일본 밴드 '범프 오브 치킨'의 노래를 접하고 줄곧 이것만 들었다고 해요. 중학생이 돼서는 다양한 밴드 음악을 접하면서 기타를 가지고 혼자 곡을 써보기 시작했다는데요. 나중에는 컴퓨터를 사용해 음악을 만드는 작업에도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중학교 2학년 때는 소꿉친구와 밴드를 만들어 작곡과 연주도 해봤다고 해요. 록 페스티벌에 출전해보기도 했는데 큰 성과는 없었다고 합니다.
고등학생 때는 완전히 음악에만 빠져들어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줄곧 음악만 들었고, 중간에 친구들이 말을 걸면 엄청 화를 냈다는 에피소드도 있죠. 교실이 너무 소란스러우면 책상을 치고 교실을 나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요네즈씨에게 하나의 통로가 된 것은 온라인 세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언론 인터뷰에서도 "온라인에서는 상대의 얼굴도 성별도 모르는 가상의 육체끼리 서로를 대한다.
현실의 소통과 별개로 이뤄지는 이곳에서 구원받는 것이 컸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요네즈씨는 예전 우리나라 '티비플'과 같이 시청자가 동영상에 직접 코멘트를 입력할 수 있는 일본의 '니코니코동화'에 빠지게 됩니다.
'하치'라는 예명으로 작곡한 노래를 동영상 형태로 발표하기 시작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술전문학교에 다니면서부터는 밴드 활동을 병행하며 보컬로이드로 본격적인 제작을 시작하고 니코니코동화에 영상을 올리며 인기를 끌기 시작하죠.


요네즈 켄시가 사용한 보컬로이드와 대표 가수 하츠네 미쿠



그렇게 '얼굴 없는 가수'로 온라인 세상에서 인기를 끌다가 정식 데뷔를 하게 되죠. 데뷔 초에도 콘서트 등은 하고 싶지 않다고 밝힌 적이 있었죠. 뮤직비디오를 내놨을 때도 앞머리로 얼굴을 거의 다 가린 채로 나와 실제 얼굴을 제대로 본 사람은 없었는데요. 188cm의 큰 키에 굽은 등등 본인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해요.


그러나 외모는 가려도 음악은 계속해서 히트를 하기 시작합니다.
정점은 일본 법의학 드라마 '언 내추럴'의 주제곡 '레몬'의 작곡을 맡게 되면서부터였죠. 드라마가 망자의 이야기를 다루는 데다, 구상할 당시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절실하게 곡을 써 내려갑니다.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가사와 드라마의 내용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가 급상승하게 되는데요. 그렇게 2018년 발매된 이 곡은 앨범 300만장 이상 팔린 히트곡이 됩니다.


한국에서도 주목하게 되는데요. 제이팝에 대한 인기가 식어가고 있을 때 즈음, 요네즈씨의 음악이 한국에 넘어오면서 다시 제이팝 붐이 일기도 했죠. 인스파이어 공연에만 2만명이 왔다고 하니 그 인기가 어느정도일지 충분히 느낄 수 있죠.


이런 학창 시절을 겪어서 그런지 그래서 요네즈씨는 줄곧 '평범함'을 희망했다고 합니다.
남들이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어울리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이런 생각은 더욱 잘 드러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요네즈씨는 본인의 음악이 유행을 선도하는 메이저의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언제나 소수의 위치에서 음악을 만들어왔다"며 "사실 보편성을 가질수록 무언가를 놓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에 오른손잡이가 많기 때문에 왼손잡이를 무시한 디자인이 주류가 된 것이 그 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소외된 것들에 대해 자기비판을 계속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본인의 아픔을 딛고 만든 음악이기에 그것이 팬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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