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유성 아닌 수성 페인트…냄새도 거의 없어
객차 1량당 대략 6일 소요…올해 내내 작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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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중정비동 내에서 외부 도색 작업을 마친 KTX 산천 열차 1량이 옮겨지고 있다. 김동환 기자 |
2010년을 전후로 도입돼 열차 수명(총 30년)의 절반가량을 보낸 한국철도공사(코레일) KTX 산천 열차가 꽃단장에 들어갔다.
지난 27일 오전 방문한 경기 고양시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중정비동의 ‘차체 도장 B부스’에서는 KTX 산천 외관 도색 작업이 이뤄졌다.
도장 부스는 열차 1량이 들어갈 정도의 공간으로 조성됐고, 도색 작업 도중 외부로 페인트 성분이 퍼지지 않게 문을 닫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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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중정비동 차체 도장 B부스 내에서 KTX 산천 열차 외관 도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동환 기자 |
이날 도색 대상은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KTX 120편성 열차의 3호차이며, 산천 열차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청색의 페인트를 칠하는 식으로 작업이 진행됐다.
특수 마스크와 보호복 차림 작업자 두 명이 열차 좌우에 설치된 약 2m 높이 발판에 올라 차량 외부에 페인트를 분사했다.
한 번 분사로 페인트가 완벽히 칠해지지 않는 만큼 객차 상부와 하부를 번갈아가며 골고루 분사했고, 페인트를 입히지 않는 부분은 앞서 마스킹테이프를 활용해 가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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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산천 열차 외관 도색에 쓰이는 친환경 페인트. 코레일 제공 |
사용된 페인트는 유성 페인트가 아닌 물에 섞어 쓰는 수성의 친환경 페인트(KCC 제작)로 지난달 고양 KTX 차량기지에서 진행된 ‘고속차량 친환경 도료 적용 품평회’에서 이미 선보였다.
철도안전법의 화재안전기준을 만족하는 데다가 광택도 유성 페인트만큼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코레일 설명이다.
해당 제품은 유성 페인트에 비해 냄새가 나지 않고 환경오염도 덜하다는데, 분사 도중 자연스럽게 난 페인트 냄새는 유성 페인트보다 옅었다.
코레일은 작업자 안전 확보를 위해 유성 페인트 사용을 지난해 8월 전면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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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중정비동 차체 도장 B부스 외부에 수성 페인트를 활용한 KTX 산천 열차 도색 공정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김동환 기자 |
고속열차는 주행 특성상 맞바람 저항을 크게 받고 차체 진동 등으로 외관에 균열이 발생한다.
주행 중 튀어 올라 표면 흠집을 유발하는 자갈 등도 페인트가 벗겨지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외관 균열은 미적으로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장면 안쪽의 산화로 차체가 부식할 수도 있어서 ‘마스킹→연마→도장→건조’로 이어지는 정비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철도안전법상 철도차량 정밀안전진단 시행 지침도 차량 외관 검사를 포함해 전체 상태 평가를 하도록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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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색 작업 전의 KTX 산천 열차. 각종 원인 등으로 페인트칠이 벗겨진 부분(빨간 네모)이 눈에 띈다. 코레일 제공 |
아울러 열차 한 칸 도색에는 대략 6일이 걸린다.
입체감을 살려주기 위한 ‘기초 도색(1일차)’에 이어 △기초 도색 확인과 흑색 도색(2일차) △흑색 상태 확인과 회색 도색(3일차)으로 이어진다.
계속해서 회색 도색 확인과 청색 도색(4일차)에 이어 △청색 도색 확인과 백색 도색(5일차) △백색 도색 확인과 회색 ‘붓’ 도색(6일차)을 진행한다.
코레일의 전체 산천 열차와 1량당 작업 시간 등을 고려하면 외관 도색 등은 올해 내내 이어질 수 있다.
객차 총 10량으로 구성돼 전체 길이만 200여m인 산천 열차 1편성 외관 도색에 쓰이는 페인트는 특히 2톤이 넘는다.
보통 페인트 1리터로 아파트 한 가정의 방문 2개(2회 도색 기준)를 칠할 수 있다고 알려진 만큼 KTX 열차 전체 도색에 쓰이는 페인트의 양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코레일 관계자는 “친환경 페인트 도색 등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동시에 고객의 열차 이용 편의 증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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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중정비동 내에서 도색 작업을 마친 KTX 열차 동력차량을 코레일 관계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김동환 기자 |
고양=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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