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본 주민을 위한 기부와 봉사활동 등 온정의 손길이 전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에선 대형 재난과 관련해 진영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29일 지난 27일부터 진보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들에 산불 피해 지역에 기부했다가 취소했다는 인증 글이 여럿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대표를 향한 몇몇 피해 주민의 항의가 원인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7일 방문한 경북 영양군 산불 피해 이재민 대피소인 영양군문화체육센터에서는 한 행인으로부터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대피소 건물 밖으로 나온 이 대표가 자원봉사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외부의 배식 차량 쪽으로 걸어가던 중 검은 옷을 입은 한 행인이 이 대표에게 다가왔다.
이 행인은 갑자기 이 대표를 향해 “보기 싫어”라고 외치며 오른손에 들고 있던 겉옷을 휘둘렀다.
이후 주변에 있던 경호원들이 달려들어 남성을 제지했다.
이에 진보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도우려고 동분서주하는 야당 지도자를 해코지하는 것이냐”, “평생 저 동네에는 기부할 일이 없을 것”이라는 비난의 글이 올라왔다.
또 “기부를 취소하겠다.
‘2찍’(국민의힘 지지자의 멸칭)들은 변함이 없다”고 하거나, 기부처를 전북 무주군으로 변경했다는 글도 게시됐다.

반대의 상황도 펼쳐졌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성향 누리꾼 일부가 가수 이승환씨의 사회관계망(SNS)을 찾아가 공세를 편 것이다.
이들은 이씨가 산불 피해가 한창인 지난 27일 '촛불행동'이 주최한 집회 연단에 올라 탄핵을 촉구하며 노래 부른 것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애도 기간을 못 가질망정 춤추고 노래하니 좋나", "불길도 안 잡혔는데 축제 분위기"라고 비판했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산불 피해 속 '촛불 문화제'에 참가했다며 참석자들을 '반국가세력', '빨갱이' 등으로 칭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탄핵심판 정국이 격화하며 국가적 재난마저도 정파적 접근이 먼저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했다.
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사회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탄핵과 관련한 갈등이 격해지며 모든 것을 진영논리로 환원해 해석하게 되는 것"이라며 "지금의 양극화된 상황에 만병통치약은 없다.
정치, 사회, 언론은 물론 개개인에 대한 교육까지 모두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놓고 한 달 넘게 고심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말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린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5시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제17차 범시민 대행진'을 연다.
경찰 신고 인원은 10만명이다.
이들은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를 마친 뒤 종로구 적선동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탄핵 반대 측도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보수단체 세이브코리아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국가비상기도회'를 진행한다.
이들은 2만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경찰에 신고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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