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상온에 오래 두거나 며칠 동안 냉장 보관한 후 섭취하는 습관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낮 기온이 20도 안팎까지 오르면서, 부적절한 방식으로 보관된 밥이 ‘독소’로 변해 식중독 등의 급성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 |
게티이미지뱅크 |
응급실로 이송된 천 씨는 이미 쇼크 상태였으며, 심장과 간, 신장 등 주요 장기에 다발성 부전 위험이 있었다.
다행히도 중환자실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끝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의료진은 천 씨가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라는 박테리아에 감염된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조사 결과, 천 씨가 며칠 동안 냉장 보관한 밥으로 볶음밥을 만들어 먹은 것이 문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품인 쌀, 파스타, 삶은 감자 등에서 쉽게 증식하는 박테리아로, 위장관에서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감염될 경우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급성 패혈증이나 장기 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이 균은 7~60도의 온도에서 활발히 증식하는데, 냉장실보다 높은 온도에서 더 빠르게 번식한다.
냉장고에 보관된 밥이라고 해도 이미 균이 증식했다면, 다시 가열해도 독소가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바실러스 세레우스의 포자는 135도 이상의 고온에서 4시간 동안 가열해도 사멸하지 않을 정도로 강한 내성을 지닌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찬밥을 활용한 볶음밥 섭취 후 급성 식중독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볶음밥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볶음밥 증후군은 비교적 흔한 식중독 사례 중 하나다.
2008년 벨기에에서는 한 대학생이 상온에 5일간 방치된 삶은 파스타를 다시 조리해 먹은 후 두통,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10시간 만에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 |
게티이미지뱅크 |
지난해 3월 대만의 한 유명 채식 식당에서는 대만식 떡볶음 요리를 먹은 고객 중 1명이 급성 신부전으로 숨지고, 8명이 식중독 증상을 호소했다.
당시 보건 당국은 볶음밥 증후군 가능성을 제기했다.
홍콩 식품안전센터는 최근 볶음밥 증후군을 예방하는 방법을 발표했다.
센터는 “음식은 조리 후 가능한 한 빨리 섭취하고,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조리하지 말라”면서 “바로 먹지 않을 경우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조리한 음식은 빠르게 식혀야 한다.
조리 후 2시간 이내에 20도 이하로 식힌 뒤, 2시간이 지나면 4도 이하의 냉장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2시간·4시간 법칙’을 지킬 것을 권장한다.
2시간 이상 상온에 둔 음식은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한다.
4시간 이상 상온에 방치된 음식은 섭취하지 않고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아 미생물이 더욱 빠르게 증식할 수 있다.
밥을 오래 상온에 둔 후 냉장고에 넣더라도 이미 형성된 독소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밥은 조리 직후 바로 냉장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식사 후 남은 밥은 가능한 한 빨리 식혀 냉장 보관하고, 다시 데울 때는 충분히 가열해야 식중독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볶음밥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품 보관, 조리 과정에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남은 밥 상온 보관 위험성
?식중독 위험 : 상온에 밥을 보관하면 바실러스 세레우스 등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
?영양소 손실 : 밥의 영양소가 손실될 수 있으니 가능하면 빨리 소비하는 것이 좋다.
?미생물 번식 : 남은 밥은 최대한 빨리 식힌 뒤에 냉장이나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맛과 식감 변화 : 상온에 보관된 밥은 시간이 지나면 맛과 식감 등이 변할 수 있다.
?음식물쓰레기 발생 : 상온에 너무 오래 두면 부패가 빨라져 결국 먹을 수 없게 된다.
?식중독 위험 : 상온에 밥을 보관하면 바실러스 세레우스 등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
?영양소 손실 : 밥의 영양소가 손실될 수 있으니 가능하면 빨리 소비하는 것이 좋다.
?미생물 번식 : 남은 밥은 최대한 빨리 식힌 뒤에 냉장이나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맛과 식감 변화 : 상온에 보관된 밥은 시간이 지나면 맛과 식감 등이 변할 수 있다.
?음식물쓰레기 발생 : 상온에 너무 오래 두면 부패가 빨라져 결국 먹을 수 없게 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