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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뻘건 불길 생생”… 이재민 트라우마와 사투

산불 피해주민 건강관리 ‘비상’
“그날 떠올라 자다가도 여러번 깨”
집·일터 잃은 충격에 불안감 여전
대피소 생활 장기화로 피로 누적
감염병·만성질환 관리 우려도 커
“현장 의료 서비스 지원 확대해야”


“대피소에서 잠을 청해도 시뻘건 불꽃이 생생하게 떠올라 (잠에서) 깨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한동안 이런 고통이 계속될 것 같아 두렵네요.”


30일 경북 영양군 군민회관에 마련한 산불 피해자 대피소에서 만난 주민 이모(63?여)씨는 “집에 불이 붙은 것을 보고, 놀라서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끌고 나왔다”며 말끝을 흐렸다.
85세의 어머니와 평생 살아온 집이 한순간에 재로 변하는 충격 속에서 이씨는 대피소에서 어머니를 보살피고 있다.
자욱한 연기와 탄내 탓에 대피소로 돌아온 이씨는 전날 주불이 진화됐다는 소식을 들은 후 “이젠 병원에 가려고 한다”고 했다.
30일 경북 안동시 안동체육관에 마련된 산불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뉴시스
‘사상 최악’의 영남권 산불로 터전을 잃은 이재민이 심리적 트라우마와 감염병 등 각종 건강 위험에도 노출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불로 주택소실 등 피해 복구에 장기간 소요돼 이재민의 피로 누적과 만성질환 관리에도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우선 이재민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의식주를 확보하고 의료서비스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귀가하지 못한 채 대피소에 남은 이재민은 2407가구, 8078명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긴박한 상황에서 겨우 몸만 빠져나온 터라 갈아입을 옷도 없고, 일상에 필요한 용품들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의료계는 일상을 잃은 이재민이 향후 심리적 트라우마를 호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경북도 재난심리지원센터와 영남권트라우마센터, 안전보건공단 등은 주불이 잡힌 뒤 주민대피소에 소속 심리상담가 등을 투입해 응급심리 지원과 상담을 하는 등 이재민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이영주 경일대 교수(소방방재학)는 “산불로 집이 소실되면 길게는 수개월 이상 대피소에 머무르다 보니 다른 재난과는 차이가 있다”며 “산불 진압이 완료되는 단계에서 복구도 중요하지만, 대피소에 계시는 동안 불편함이나 문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30일 경북 안동시 임하면 추목리에서 산불 피해 주민들이 전소된 집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30일 경북 안동시와 의성군 경계부근에서 바라본 일대 산하가 산불에 훼손돼있다.
뉴시스
주불이 꺼졌지만, 연기와 미세먼지가 여전해 만성 호흡기 질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산불 연기에는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이 많아 폐 속에 깊숙이 침투하면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염증을 쉽게 유발한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 호흡기 질환자는 이런 오염물질에 취약해 주의가 필요하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산불 당시 연기가 많은 곳에 머물렀다면 응급실에 일단 가보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피해 현장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각종 감염병에 노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는 “복구 과정에서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세균으로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피소의 경우도 자주 환기하고 손이 많이 닿은 곳은 매일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양=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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