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우크라戰 등 논의… 참석 자격 의문
힐러리 “트럼프 방식 멍청” 정면 비난
미국에서 ‘시그널 채팅방 군사작전 유출 사건’이 게이트로 비화하고 있다.
채팅방뿐 아니라 민간인의 안보 관련 회의 참석 등 미국의 국가안보 관련 정보관리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단독기사에서 민간 메신저 ‘시그널’ 채팅방에서 군사작전 계획을 노출시킨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에 대해 자질 논란이 거센 가운데, 그가 민감한 군사기밀을 논의하는 고위 군사회담에 민간인인 아내 제니퍼를 최소 2차례 동석시킨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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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29일(현지시간) 팔뚝에 ‘이교도’를 뜻하는 아랍어 문신을 한 모습이 공개돼 이슬람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헤그세스장관 소셜미디어 캡처 |
두 회의에서는 미국의 대외 군사협력방안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논의가 비공개로 진행됐다.
민감한 사안을 비공개로 논의하는 고위급 회의에는 기밀 취급 자격이 있는 높은 수준의 보안허가를 받았고 업무상 참석이 긴요한 인물이 아니면 원칙적으로 동석이 승인될 수 없다.
제니퍼 헤그세스가 어떤 등급이든 보안허가를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이 아내인 제니퍼뿐만 아니라 남동생을 여러 출장과 행사에 동행시키고 있는 점도 논란이 일고 있다.
남동생 필립은 우파 팟캐스트 프로듀서로, 최근 국토안보부(DHS) 장관의 선임보좌관이라는 직함을 받아 국방부와 연락을 담당한다는 명목으로 형이 근무하는 국방부를 드나들고 있다.
‘시그널 사건’ 후 이스라엘은 자국 기밀까지 덩달아 노출됐다며 항의했다고 CBS가 익명의 미국 정보기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백악관의 허술한 보안 관리 수준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다른 동맹국들도 민감한 정보를 미국과 공유하는 걸 꺼리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은 이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글을 기고해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그는 정보유출 사건은 물론 연방 공무원 해고, 국제개발처(USAID) 폐지 등을 거론하며 군의 ‘하드파워’와 외교, 개발지원, 경제·문화적 영향력의 ‘소프트파워’가 합쳐질 때 미국은 초강대국이 되는데 트럼프 대통령 방식은 ‘멍청한 파워’(dumb power)라고 일갈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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