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산드로'(Sandro)와 '마쥬'(Maje)의 국내 사업권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드로와 마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패션기업 SMCP 그룹이 소유한 여성복 브랜드로, 일본 기업이 소유한 국내 의류기업 아이디룩이 지난 20여년간 국내 판권을 갖고있었다.
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은 SMCP 그룹과 산드로와 마쥬의 국내 사업권 계약을 앞두고 있다.
현재 이들 브랜드를 운영하는 아이디룩은 내년 판권 계약이 종료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본사에서 국내 주요 패션업체들에게 추후 판권에 대한 제안이 들어왔다"며 "선택권은 본사가 쥐고 있겠지만 삼성물산 패션과 조율이 어느 정도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산드로와 마쥬는 프랑스에 기반을 둔 브랜드로, 가격대가 비싼 여성 컨템퍼러리(준명품)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꼽힌다.
특히 산드로는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성장한 SMCP그룹의 시초 브랜드로, 고급스러우면서도 캐주얼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국내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있다.
아이유와 설현 등 다수의 연예인이 즐겨입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세련된 멋을 추구하는 남성 패션 '산드로 옴므'도 있다.
SMCP는 산드로와 마쥬, 끌로디피에로, 퓌르사크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프랑스 대표 패션그룹으로, 2017년 파리 증시에 상장했다.
전 세계 약 50여개 국에 진출해 있으며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12억1100만 유로(약 1조9240억원)에 달한다.
이들 브랜드의 국내 사업은 아이디룩이 20년 넘게 전개했다.
일본 룩홀딩스가 지분을 보유한 아이디룩은 1998년 편집숍 '메이즈메이'를 통해 마쥬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뒤, 2004년부터 마쥬 단독 브랜드로 분리해 사업을 확장했다.
2013년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부문이 갖고있던 산드로의 판권까지 아이디룩이 가져오면서 SMCP 그룹의 국내 사업을 총괄해왔다.
산드로와 마쥬가 탄탄한 여성 팬층을 확보한 덕분에 아이디룩의 실적은 해마다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2013년 136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이듬해 1434억원으로 커졌고, 2015년에는 1500억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아이디룩은 2016년 프랑스 패션 브랜드 아페쎄(A.P.C) 사업권까지 따내며 2019년 2000억원대의 매출을 달성했다.
현재 산드로와 마쥬는 국내 주요 백화점과 아울렛 등에 입점해 있으며 각각 59개, 42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이 산드로와 마쥬의 국내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경우 여성복 패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 패션의 남성복 부문은 빈폴과 갤럭시 등 강력한 브랜드가 있지만, 여성복 브랜드는 취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삼성물산 패션은 현재 구호플러스, 준지, 빈폴 등 여성복 브랜드를 갖고 있는데 여성복 라인업을 계속 확대 중이다.
지난해 '앙개'를 비롯해 코텔로, 샌드사운드, 디 애피처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삼성물산 패션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40억원으로 전년(2조510억원) 대비 500억원가량 감소했다.
삼성물산 패션은 그동안 이세이미야케, 르메르, 자크뮈스, CDG3, 아미 등 준명품 브랜드를 국내에서 판매했는데, 경기 침체로 국내 패션 시장이 악화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프랑스 SMCP 본사로부터 사업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싶다는 제안이 와서 추진하게된 것"이라며 "국내 사업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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