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버밍엄에 수만톤(t)의 쓰레기가 방치되는 등 쓰레기 대란이 벌어졌다.
환경미화원들의 파업 영향인데, 버밍엄 시의회는 '중대 사태'를 선포했다.

최근 CNN에 따르면 존 코튼 버밍엄 시의회 의장은 성명을 통해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버밍엄 전역의 지역 사회에 피해와 고통을 초래하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시와 환경미화원들의 갈등은 2024년 12월 영국 및 아일랜드 노동조합 '유나이트더유니온(Unite the Union)'에 소속된 미화원들이 초과 임금 삭감, 초과 근무 금지, 시의회의 쓰레기 수거 역할 폐지에 반발하면서 시작했다.
당시 노조 측은 2025년 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시는 지난 3월 "모든 노동자에게 동일한 급여의 대체 고용, 운전자 교육, 자진 퇴사가 제안됐다"며 "수년간의 저조한 성과를 해결하고,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해 쓰레기 수거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나이트더유니온의 샤론 그레이엄 사무국장은 "버밍엄 시의회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분쟁인데도 불구하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강등과 임금 삭감 계획을 시행하는 데 열중하고 있는 것 같다"며 "파업을 공정하게 해결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이 소요돼도 그들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파업을 둘러싸고 본격적인 분쟁이 시작되면서 시는 버밍엄 전역의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임시 근로자를 고용했다.
이에 노조 측은 파업 규모를 확대하는 식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시의회는 노조 측이 피켓으로 차고지를 막고 있어 쓰레기 수거 차량을 보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대 사태'를 선포했다.
시의회는 이를 통해 피켓 라인을 우회해 거리를 청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경미화원들은 시의회 선언이 '파업파괴 행위(strikebreaking)'에 해당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쓰레기 대란이 본격화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쓰레기 대란이 벌어진 버밍엄 길거리 모습이 공유되고 있다.
버밍엄 거리 사진을 올린 한 누리꾼은 "검은색 쓰레기 봉지 안에서 4주 동안 인간 배설물이 방치돼 썩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누리꾼도 "쥐가 들끓고 사방에 쓰레기가 널려있다"며 쓰레기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이같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PA미디어에 따르면 짐 맥마흔 영국 주택사회부 장관은 의회 연설에서 "버밍엄의 지도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국가적 지원을 요청한다면 당연히 우리는 이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