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향별 진보 3·중도 3·보수 2
“국민 기본권 수호”·“양심재판”
역대 최장 기간의 숙의를 마친 헌법재판소가 4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한다.
헌법에서 정한 헌법재판관 정원은 9명이지만,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이 지연되면서 ‘8인 체제’에서 선고가 진행된다.
윤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재판관 8명에 대한 면면에 국민적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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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
8인의 재판관 중 사법연수원 기수가 가장 높은 정형식 재판관(연수원 17기)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주심을 맡았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그는 재판관 중 유일하게 윤 대통령이 지명했다.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장, 수원고등법원 부장판사, 대전고등법원장을 역임했으며, 2018년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바 있다.
정 재판관은 2023년 12월 19일 취임사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판단의 중심에 두겠다”며 “현실과 이상 사이의 균형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기수가 높은 재판관이자 본격 심리에 들어간 뒤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문형배 재판관(연수원 18기)은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그는 진주 대아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임관했다.
문 권한대행은 이미선 재판관과 함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한 진보 성향 재판관으로 분류된다.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선 과거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이력이 부각되면서 공격을 받기도 했다.
2019년 4월19일 취임한 문 권한대행은 “부단한 소통과 성찰의 과정을 통해 제 견해에 어떠한 편견이나 독선이 자리 잡을 수 없도록 늘 경계하고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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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창 재판관(연수원 18기)은 국민의힘 추천으로 지명된 보수 성향으로 평가된다.
상문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부산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그는 과거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심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로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활동하다 지난해 1월부터 대법관 최종 후보군에 들면서 “윤 대통령 신임을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조 재판관은 올해 1월 2일 취임사에서 “법치주의를 통해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헌법적 가치”라며 헌재의 역할을 강조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김복형 재판관(연수원 24기)은 중도 보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사건에선 기각 입장을 냈고, 마은혁 후보자 임명과 관련 권한쟁의심판에서 국회 청구 절차의 하자를 지적하는 별개 의견을 냈다.
그는 2024년 9월 23일 취임식에서 “헌재가 과거 위헌법률심판, 헌법소원 등 기본권 보장기관으로서의 역할이 많이 요구됐지만 지금은 정치적 갈등 해결기관이 됐다”고 언급했다.
김형두(연수원 19기)·정정미(연수원 25기) 재판관은 2023년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중도 성향의 법관이다.
최근 이진숙 위원장 탄핵 사건에서는 김 재판관은 기각, 정 재판관은 인용으로 의견이 갈렸다.
김 재판관은 2023년 3월 31일 취임사에서 “현재의 문제 해결에 급급해하지 않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미래 세대에 미칠 수 있는 영향도 고려하겠다”며 “이편도 저편도 아닌 객관적이고 공정한 자세에서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재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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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지난 2월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정 재판관은 2023년 4월 17일 “절차적, 실질적 민주주의가 구현되고, 소수자와 약자의 인권이 보호되는 사회,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는 사회, 젊은이들이 미래를 꿈꾸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미선 재판관(연수원 26기)은 역대 다섯 번째 여성 재판관이자 최연소 재판관이다.
우리법연구회 후신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으로, 문 권한대행과 함께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 재판관은 2019년 4월 19일 “정치적, 이념적 갈등이 첨예한 분야에서 중립성과 균형감을 잃지 않고 오로지 헌법에 따라 재판함으로써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정계선 재판관(연수원 27기)은 더불어민주당 추천으로 헌재에 입성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여성 최초로 부패전담부 재판장을 맡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재판에서 징역 15년 형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그는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사건에선 유일하게 인용 의견을 냈다.
정 재판관은 1월2일 “우리는 지금 격랑 한 가운데 떠 있다”며 “편향되지 않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하겠다”고 했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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