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기연)은 초경량 유연 페로브스카이트/CIGS 탠덤 태양전지를 제작해 세계 최고 효율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에기연이 개발한 태양전지는 무게가 가볍고, 곡선 형태에도 부착될 수 있어 향후 건물·자동차·항공기 등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 태양광 발전에는 생산단가가 싸고, 대량 생산이 유리한 이점으로 실리콘 기반의 단일 접합 태양전지가 주로 이용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리콘 태양전지 전력 생산 효율의 한계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접합해 효율을 높인 탠덤 태양전지가 주목받는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티탄산칼슘과 같은 결정구조를 가진 물질로, 빛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장점이 있다.
이를 이용한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는 34.6%의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다만 무게가 무겁고, 물리적인 충격에 약해 경량성과 적용성이 중요한 자동차, 항공기, 인공위성 등 분야에서는 활용에 제약이 따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유연 박막 페로브스카이트/CIGS 탠덤 태양전지가 개발되는 추세다.
CIGS는 구리-인듐-갈륨-셀레늄(CuIn1-xGaxSe2) 화합물 반도체로, 광전기적 특성이 우수해 박막형 태양전지의 광흡수층으로 사용된다.
특히 유연성이 높은 폴리이미드나 금속필름 상에 제작돼 매우 유연한 장점을 가졌다.
CIGS 기반의 박막 태양전지는 매우 가볍고 휘어지는 특성을 가져 곡선 형태의 건물, 자동차, 항공기 등에 활용될 수 있지만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에 비해 효율이 낮고 제작의 난도가 높아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지 못했던 실정이다.
이에 에기연은 유연 탠덤 태양전지 제작 공정의 작업성과 전지의 유연성, 경량성을 높이기 위해 ‘리프트오프(Lift-off)’ 공정을 개발했다.
또 태양전지의 성능 향상 원인을 규명했다.
이를 토대로 제작한 페로브스카이트/CIGS 탠덤 태양전지는 23.64%의 전력 생산 효율을 나타내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리프트오프 공정은 유리 기판 위에 폴리이미드층을 코팅하고, 그 위에 페로브스카이트/CIGS 탠덤 태양전지를 제작한 후 분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유연성이 좋은 폴리이미드 필름 자체를 기판으로 활용하던 기존 공정과 달리, 딱딱한 유리를 지지기판으로 활용하는 덕분에 이전보다 안정적으로 전지를 제작할 수 있다.
평평한 유리 기판을 사용해 태양전지의 각층을 균일하게 증착시켜 성능과 제작 재현성을 높인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연구를 주도한 정인영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유연성과 경량성을 갖춘 고효율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증명한 핵심 성과”라며 “향후 효율 30%급 초경량 유연 태양전지 실현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경상대 이태경 교수, 연세대 김해진 교수와 공동으로 수행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