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여파로 각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세계 500대 부자들의 재산이 하루 만에 2080억달러(약 300조원) 증발했다.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과 부쩍 가까워진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CEO)의 재산은 약 26조원, 트럼프 행정부 ‘실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재산은 16조원이 줄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세계 500대 부자들의 재산이 평균 3.3% 하락했다.

특히 미국 억만장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았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메타 주가가 8.96% 하락 마감하며 179억달러(약 25조8136억원)에 달하는 재산이 날아갔다.
전 재산의 약 9%에 달하는 금액이다.
메타는 지난 2월 중순까지 주가가 급등하며 올해 들어 시장 가치가 3500억달러 이상 증가했지만 그 이후 주가가 약 28% 급락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아마존 주가가 8.98% 급락하며 159억달러(약 22조8944억원)의 재산을 잃었다.
아마존 주가는 지난 2월 최고치 대비 25% 이상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머스크 CEO는 이날 하루 동안 재산이 110억달러(약 15조8400억원)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서는 1100억달러가 감소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끈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나며 주가가 하락한 탓이다.
전날 머스크 CEO가 곧 정부효율부에서 물러나 기업 경영에 집중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며 테슬라 주가가 상승했지만 관세 발표 후 이날 하루 동안 5.47% 하락했다.
전 세계 증시 급락으로 미국 외 국가 부자들도 하룻밤 새 큰 재산 손실을 봤다.
유럽 최대 부호이자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도 피해 갈 수 없었다.
이날 프랑스 파리 증시에서 LVMH 주가가 5.62% 밀리며 재산이 60억달러 감소했다.
미국이 유럽연합(EU)에 20%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주류와 명품 등 LVMH 주요 상품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캐나다 전자상거래 회사 쇼피파이의 토비 루트케 창업자는 하룻밤 새 재산의 17%가 증발했다.
캐나다 토론토 증시에서 쇼피파이 주가는 19.63% 폭락했다.
쇼피파이는 수입 상품 판매로 수익을 내는데, 전 세계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타격이 극심하다.
중화권 부자들도 타격이 크다.
대만 최고 부호이자 중국 신발 제조업체 화리실업그룹의 장충위안 창업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34% 관세를 부과하며 전 재산의 13%에 달하는 12억달러의 손실을 봤다.
전날 중국 선전 증시에서 화리실업그룹의 주가가 13.8% 폭락한 영향이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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