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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좋아하는 건 알았었는데"…프로야구 350승 전설의 몰락 [일본人사이드]

일본에서는 얼마 전 프로야구 통산 350승을 기록한 전설의 투수가 경찰에 붙잡혔다는 사실에 들썩였습니다.
원인이 술 때문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는데요. 오늘은 전설의 투수에서 용의자 신분이 된 요네다 데쓰야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지난달 25일 일본 언론에서는 효고현에 거주하는 87세 요네다씨가 경찰에 체포됐다는 뉴스가 보도됐습니다.
1938년생인 요네다씨는 집 근처 슈퍼에서 츄하이 2캔을 도둑질하다가 점장에게 발각됐고, 상황을 모면하려 하다 점장과 몸싸움으로 번졌다는데요. 가진 지팡이로 점장을 때리려고까지 하다가 결국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프로야구 거물이 절도 혐의를 받는 신세가 되다니 일본에서도 이 소식은 계속 보도됐는데요. 요네다씨의 '통산 350승' 기록은 일본 프로야구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라고 해요. 요네다씨는 1956년 한큐 브레이브스에 입단하자마자 에이스로 활약하는데요. 한큐 브레이브스는 오릭스 버팔로스의 전신이 되는 팀인데요. 당시 22시즌 동안 949번 등판했고, MVP, 최우수 방어율, 최다 탈삼진에도 이름을 올렸던 선수입니다.
말년에는 한신 타이거스와 지금은 해체된 긴테쓰 버팔로스에서도 활동했었습니다.
여하튼 일본 상위 리그 팀에서도 활약했던 거물이었다는 건데요.



일본 언론의 후속 취재에 따르면 요네다씨의 이런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웃들의 증언에 따르면 연초에도 집 근처 드럭스토어에서도 물건을 훔친 적이 있었고, 사건 이후 2주 뒤에는 동네 편의점에서 절도 행각을 벌이다 잡히기도 했다는데요. 구금당했다 돌아온 그에게 이웃이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하니 웃기도 했다는 증언입니다.
당시에 그가 훔쳤던 것들도 전부 술이었다고 해요.


현역 시절부터 그는 술을 굉장히 좋아했다고 하는데요. 괴물 체력에서 온 별명이었던 '가솔린 탱크'도 사실 술을 워낙 잘 마시기 때문에 붙은 이중적 의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쩌다가 절도 행각까지 벌이게 됐을까요. 현역 은퇴 후에 요네다씨는 본인이 소속했던 팀인 한신 타이거스와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코치를 맡기도 했었고 TV 해설도 진행하는 등 활동은 이어나갔었다고 합니다.
당시 형편도 좋았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은퇴 후 호프를 운영하다 사업에 실패했다고 하면서 빚을 지고, 세금 체납으로 살고 있던 집도 압류당해 경매로 팔리게 됩니다.
이후 이사한 집에서는 집세를 못 내서 쫓겨났고, 다시 월세 5만엔(49만원)짜리 집에 들어가게 됐다는데요.



이마저도 처음 1년 동안만 납부하고, 그 뒤로 8년째 체납 중이라고 합니다.
집주인은 "임대차 계약서 작성할 때 직업란에 야구 해설자라고 적혀있어서 내가 알던 그 요네다 선수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독촉은 하고 있는데 항상 조금만 더 기다리면 사업으로 모은 돈이 500만엔(4933만원) 들어올 것이라며 버티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그나마 본인이 야구팬이기 때문에 소송 등은 진행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해요.


여기에 하필 다른 술도 아니고 츄하이를 도둑질했다는 점도 그의 경제 상황을 추측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증류주에 탄산을 섞은 츄하이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특히 8도 이상의 '스트롱계 츄하이'는 맥주보다 싼 가격에 도수는 높아 빨리 취할 수 있는 가성비 술로 꼽히죠. 이런 이유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의 알코올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는데요.


'스트롱계 츄하이'가 뭐길래


산케이 스포츠 칼럼에서는 "고령자 절도에는 생활 곤궁, 사회적 고립, 치매 등의 원인을 생각할 수 있다고 한다지만 어떻게 예전의 대투수가 캔 츄하이를…. 지조를 더럽히는 이러한 뉴스는 그의 현역 시절을 아는 세대에게는 정말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다만 이웃들은 근처 사는 중학생이 요네다씨에게 "고등학교에 가서도 야구를 계속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라고 상담을 요청하자 "내가 아는 야구 명문고에 이야기해놓겠다"며 직접 알아봐 주거나, 늘 야구 모자를 가지고 다니는 등 야구에 대한 사랑은 여전했었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전설의 몰락이 참 씁쓸하게 다가오네요.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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