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거물 “경제적 핵전쟁 우려”
美 침체 확률 35→45%로 또 상향
싱크탱크 “관세 2∼4배 부풀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불안이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상호관세 발표 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지난 3일부터 이틀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으로 6조6000억달러(약 9690조원)가 증발한 가운데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을 고수할 경우 다우지수가 22.6% 폭락한 1987년과 같은 시장붕괴와 비슷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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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뉴스 |
억만장자 투자자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관세 탓에 ‘경제적 핵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90일간의 휴지기’를 선언한 뒤 그 기간 관세협정으로 부당한 무역시스템을 바로잡고 신규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관세가 경기침체를 초래할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성장은 둔화시킬 것”이라며 “서방의 군사 및 경제 동맹이 붕괴하면 미국도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상호관세로 인한 국가 간 관세전쟁 우려가 커짐에 따라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기존 35%에서 45%로 올렸다.
지난달 이 확률을 20%에서 35%로 상향하고 다시 한 번 예측치를 수정한 것이다.
한편, 관세전쟁 여파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일론 머스크의 주력기업인 테슬라에도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정부 데이터를 인용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테슬라 부품의 약 25%가 멕시코에서 오고, 또 다른 10%는 해외 어디선가에서 나오는데 중국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에 따라 테슬라의 차량당 제조 비용이 4000달러(약 585만원)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관세율이 잘못된 계산에 의한 것이라는 보수싱크탱크의 비판도 제기됐다.
미국기업연구소(AEI) 소속 경제학자인 케빈 코린스와 스탠 뷰거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 상호관세율 책정에 적용한 미 무역대표부(USTR)의 계산 공식에 관세에 대한 수입 가격 탄력성이 지나치게 적게 반영됐다며, 결과적으로 미국이 부여할 관세가 2~4배 부풀려지는 오류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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