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당국이 출입이 금지된 인도양의 한 섬에 들어가 수만 년간 고립 생활을 하고 있는 원주민과 접촉을 시도, 콜라와 코코넛을 건네려고 한 미국인 유튜버를 체포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인도 경찰은 지난달 31일 외부 문명과 완전히 차단된 센티넬족과 접촉하려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된 북센티넬섬을 침입한 미국 애리조나주 출신 미하일로 빅토르비치 폴랴코프(24)를 체포했다.
외부인과 섬 주민과의 접촉을 금지하는 인도 법률을 위반한 혐의다.
인도 지방법원은 지난주 폴랴코프에게 14일간의 구금을 명령했고, 그는 이달 17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그는 인도 법에 따라 최대 5년의 징역과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폴랴코프 여행하는 동안 GPS(위치정보시스템)로 길을 찾았으며 상륙하기 전 쌍안경으로 섬을 살펴봤다.
그는 약 1시간 동안 해변에 머물며 원주민들의 주의를 끌기 위해 호루라기를 불기도 했지만, 원주민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그는 다이어트 콜라 캔 1개와 코코넛을 '선물'로 남긴 뒤 이를 영상으로 찍었으며 배로 돌아가기 전 이 섬의 모래를 채취했다.
하지만 지역 어부들이 그를 발견하고 이를 당국에 알리면서 폴랴코프는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의 수도인 포트블레어에서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폴랴코프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공기를 주입해 사용하는 카약을 이용해 섬을 방문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폴랴코프는 경찰에 "모험심과 극한의 도전에 대한 열정으로 인해 이 섬에 끌렸다"며 "센티넬족의 신비로움에 매료됐다"고 진술했다.
AP는 "이 섬은 수천 년 동안 외부 세계와 고립된 지역으로, 5㎞ 이내로는 방문객의 여행이 금지된다"며 "섬 주민들은 동물들을 사냥하기 위해 창과 활, 화살을 사용하는데 외부인에 대한 경계심이 강해 해변에 상륙하는 방문객을 공격한다"고 전했다.
센티넬족이 고립 의사를 밝힌 만큼 현재 인도 정부 측은 외부인들과 섬 원주민들의 접촉을 제한하고 있다.
또 섬 주변 해역을 감시하기 위해 설치한 선박으로 외부인들이 센티넬족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고 있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이 행동은 센티넬족의 안전과 복지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토착민의 삶의 방식을 보호하기 위해 센티넬족과 외부인과의 접촉을 법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폴랴코프가 항해하기 전의 해상 상황, 조류, 섬 접근성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북센티넬섬에는 약 150~200명의 센티넬족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현대 문명을 거부하고 약 6만년 가까이 동안 외부세계와 접촉하지 않은 부족으로 알려졌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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