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생산한 제품 주문을 대거 취소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아마존 공급업체들에 들어갔던 비치체어, 스쿠터, 에어컨 등 상품 주문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아무런 사전 예고 없이 취소돼 업체들은 이를 관세에 대한 대응으로 여기고 있다.

아마존 측은 이와 관련한 블룸버그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아마존은 지난 2월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국제 무역 분쟁을 위험 요소로 지적한 바 있다.
아마존은 "중국에 기반을 둔 공급 업체들이 당사 부품과 완제품의 상당 부분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10년 넘게 아마존에 중국산 비치체어를 납품해 온 한 공급 업체는 지난주 아마존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실수로 발주한 일부 구매 주문을 취소하니 배송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다만 이 메일에는 관세 관련 언급은 없었다.
이미 제품을 생산한 뒤 50만달러(약 7억3000만원) 규모 도매 주문이 취소되자 업체는 공장에 대금을 지불하고 다른 구매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공급업체는 아마존이 이런 식으로 주문을 취소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아마존 공급업체 매니저 출신으로 현재 전자상거래 컨설턴트로 일하는 스콧 밀러는 아마존이 여러 고객사로부터 중국 및 기타 아시아 국가에서 생산된 상품 주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취소 조치가 예고 없이 이뤄졌으며, 이로 인해 업체들이 아마존과 재협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아마존이 사실상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며 "공급업체가 가진 유일한 수단은 다른 국가에서 이 재고를 더 낮은 마진에 판매하거나, 다른 소매 업체와 협력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비치체어 판매 업체와 밀러에 따르면 아마존은 직접 수입 주문을 취소했다.
이는 아마존이 해당 제품이 생산된 국가에서 도매로 재고를 구매한 뒤 이를 미국 내 자사 물류창고로 배송하는 형태의 주문이다.
아마존은 이 주문에 대한 수입 업체 역할을 하는데, 제품이 미국 항구에 도착한 뒤 아마존이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아마존은 대량 배송 요금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수년간 이 같은 방식으로 상품을 수입해왔다.
이러한 주문을 취소하고 공급업체가 다른 방법으로 해당 상품을 미국에 수출할 경우 관세 부담은 공급업체의 몫이 된다.
아마존이 공급업체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상품은 전체 판매 제품의 약 40%를 차지한다.
나머지 제품은 아마존에 일종의 디지털 진열 공간을 임대하고 물류 및 광고 수수료 등을 지불하는 독립 판매자들로부터 발생한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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