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에 진출했다.

테슬라는 9일(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10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현지 진출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전기차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이 자리에서 자사의 기존 전기차 모델과 자율주행차로 개발 중인 '사이버캡',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소개하고 시연할 계획이다.
사우디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약 2000대에 불과하지만, 사우디 정부는 전기차 분야 개발에 390억 달러, 약 57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현지에선 소비자의 40% 이상이 향후 전기차 구매를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지만 구매력 부족, 제한된 인프라, 그리고 고온 관련 위험으로 인해 전기차 도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컨설팅업체 PwC는 전망했다.
또 이르면 다음달로 관측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 때 양국 간 대규모 투자 계획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사우디에서 사업 기회를 잡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테슬라의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은 머스크가 9250억 달러 규모의 공공투자펀드( PIF) 수장인 야시르 알 루마얀 회장과 갈등을 빚은 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개선했다는 새로운 신호"라고 평가했다.
약 6년 전인 2018년 8월 머스크 CEO는 "테슬라를 비공개회사로 전환하겠다.
자금이 확보돼 있다"는 글을 올리며 테슬라 상장폐지 소동을 일으켰다.
이후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머스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머스크는 사우디 국부펀드로부터 테슬라 상장폐지를 위한 자금 지원을 약속받았으나 배신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최한 행사에 머스크 CEO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관계를 회복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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