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약자동행'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약자동행'은 오 시장의 대선 정책 핵심 기조로, 주요 시정 철학이기도 하다.
서울런, 디딤돌소득, 미리내집, 쪽방촌 동행사업 등이 대표적으로 일부 프로젝트들은 기업들의 참여가 이어지는 등 실효성도 검증됐다.
오 시장은 10일 오후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시복지재단에서 열린 '디딤돌소득 간담회'에 참석, 디딤돌소득에 대한 탈수급 효과를 언급하며 "실험 대상을 확장해 보다 완벽한 K-복지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더 나은 내일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서울시의 소득보장 복지실험인 '디딤돌소득'을 지원받은 시민들을 만나 삶의 변화를 확인하고 타 지방자치단체와의 정책 공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서울시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복지제도를 수없이 고민한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디딤돌소득"이라며 "디딤돌소득은 복지사각지대 해소와 탈수급 효과가 검증된 새로운 시도"라고 강조했다.
'디딤돌소득'은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기준소득 대비 부족한 가계소득 일정분을 채워주는 제도다.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형이다.
오 시장은 이미 약자동행을 대선 정책 공약의 골자로 삼았다.
그동안 약자동행을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관리한 오 시장은 약자동행지수를 만들었고 소득보장 실험인 디딤돌소득과 교육플랫폼인 서울런 등을 본궤도에 올려놨다.
여기에는 '발전과 번영의 과정에서 뒤처진 분들을 다 함께 보듬어 안고 미래로 갈 수 있게 하는 약자와의 동행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오 시장의 판단이 있다.
오 시장은 "시정 철학이 '동행매력 특별시'였고 앞으로 여러 분야별 공약이 나오는데 약자와의 동행에 가장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맞춰 이번 주 외부 일정도 '약자동행'에 맞춰 소화하고 있다.
8일에는 금천구의 한 공부방에서 진행한 '서울런 학생 초청 간담회'에 참석, "지금은 중위소득 60%로 지원 대상이 한정돼있는데 기준을 80%로 올려도 좋을 것 같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정책 확대를 자신했다.
서울런은 사회·경제적 이유로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 6∼24세 학생에게 온라인 강의, 1대 1 멘토링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오세훈표 교육복지 사업이다.
전날에는 청년취업사관학교 도봉캠퍼스 간담회에 참석, "경제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만 꼽으라면 인재를 길러내 필요한 시점, 필요한 산업에 수혈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취업사관학교가 AI(인공지능) 기술 인력 연간 1만명을 배출해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첨단 산업 인재 양성의 산실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부연했다.
이 자리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예고하며 대선 정책의 핵심 기조를 제시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경제 상황이 많이 안 좋은데 이럴 때일수록 경제적 약자와 사회적 약자를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같은 행보는 대선 활동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 참모진들 역시 서울시에서 성과가 입증된 약자동행 정책 등을 기반으로 전국화가 가능한 대선 정책 공약을 선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 측은 "(오 시장은) 한국 사회 양극화 문제 해결과 화합, 통합을 위해 약자동행을 당의 정체성으로 삼아야 한다며 '따뜻한 보수'를 주창했던 만큼 앞으로도 약자를 보듬기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지원에 적극 나서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의 대선 출마 선언 장소 역시 관심을 받고 있다.
오는 13일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인데, 오 시장 측은 "장소는 4선 오 시장이 서울시정의 가장 중심축을 형성해 온 '약자동행' 정책을 대한민국 정책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상징적인 곳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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