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5곳 배달용기 반납함 설치
시민들 “그런 정책 있는지도 몰라”
다회용기 주문에 일회용기 오기도
서울시 “추가 홍보 나설 것” 해명
벚꽃축제가 열리고 있는 서울 여의도 일대를 찾는 시민들이 늘면서 일회용 쓰레기 양도 폭증하고 있다.
서울시는 축제에 앞서 이 일대에 다회용기 반납함을 설치했지만, 시민들의 낮은 인지도와 이용률 저조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공원의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여의도 한강공원 3곳과 뚝섬한강공원 2곳에 배달 음식 다회용기 전용 반납함이 설치됐다.
이용 방법은 배달앱에서 다회용기 옵션을 선택해 주문하고, 식사 후 배달가방 QR코드로 반납 신청을 한 뒤 전용 반납함에 넣으면 된다.
다회용기 주문 시 회당 1000원의 탄소중립포인트도 적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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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벚꽃축제가 한창인 9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 다회용기 반납함이 설치돼 있다. 공원 일대에 일회용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다. 한강공원 일대에 다회용기 반납함이 설치돼 있다. 최경림 기자 |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첫째 주에 약 21만명이던 여의도 한강공원 이용객은 벚꽃축제 기간인 4월 첫째 주에 약 69만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동시에 쓰레기 발생량도 급증했다.
지난해 3월29일 1.5t이던 쓰레기가 4월7일에는 25t으로 20배 이상 증가했다.
이렇게 늘어난 쓰레기는 여의도 한강공원 청소인력 23명이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새롭게 도입된 다회용기 반납함이 일회용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취재진이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배달 음식 다회용기 반납함 정책을 점검한 결과 이 정책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존 부근에는 ‘한강은 제로플라스틱존, 배달 주문은 다회용기로’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지만, 점심시간 방문객 40팀 이상이 대부분 일회용기에 담긴 배달음식을 먹고 있었다.
김상미(33)씨는 “다회용기 반납함이 생긴 것도 몰랐고, 다회용기로 배달받을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직접 다회용기로 음식을 주문했으나 일회용기로 배달되는 경우도 있었다.
해당 음식점은 “정부에서 다회용기를 회수해 갔는데 앱에 반영이 안 됐다”고 해명했다.
다회용기 옵션으로 주문 가능한 업체도 치킨, 떡볶이 등 인기 메뉴가 대부분 제외돼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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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전문가들은 충분한 홍보와 다회용기 사용 문화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임성희 녹색연합 그린프로젝트팀 팀장은 “지자체 차원에서 충분한 홍보와 일회용품 사용을 제재하는 제도가 요구된다”며 “시민들 사이에서도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문화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예림·최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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