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군 합류 중국인 최소 155명”… 中 “근거 없다” 반박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4-10 19:02:32

우크라 전쟁 ‘중국 개입설’ 논란
우크라, 전투 참여한 중국인 여권 확보
“러, 中 SNS에 병사 모집 광고 퍼뜨려
中정부도 자국민 전쟁 참여 사실 인지”
中 “국민들에 전쟁지역 방문 자제 요구”
WSJ “국가 지원 아닌 외인 용병 가능성
中포로, 러 국적취득 대가 500만원 지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도와 전쟁에 참전한 중국인 포로를 공개한 데 이어 러시아군의 일원으로 전투 중인 중국인 규모가 최소 155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북한군 위장 파병이 집중 부각된 데 이어, 이번엔 중국 개입설이 부상하는 모습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중국 국적자 155명의 인적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인의 우크라이나전 참전 문제는 심각한 사항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싸우고 있는 중국 시민 155명의 이름과 여권 정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정보를 모으고 있고 (중국인이) 이보다 훨씬 더 많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국 정부도 중국인들이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인들은 틱톡을 비롯한 중국 소셜미디어에 (용병) 모집 광고를 퍼뜨리고 있다”면서 “이는 비밀스러운 모집이 아니다.
중국 정부도 이에 대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모집된 이들은 러시아 모스크바로 이동해 사나흘간 건강 검진을 받고 한두 달 훈련을 받은 뒤 전투에 투입됐으며,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공식 이민 카드를 받고 공식 결제 시스템을 통해 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개입이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투에 참여 중인 중국인들이 중국 당국의 지시를 받고있는지는 확인 중이라고 했다.
용병은 사익을 위해 참전한 개인으로서 전쟁포로에 관한 제네바협약상 교전국 군인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포로 대우도 보장받지 못한다.
만약 중국 당국까지 개입하고 있다면 용병이 아니라 북한처럼 비밀 파병 형태로 볼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전날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개입설을 부인했다.
외교부 린젠(林劍)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자국민들에게 전쟁 지역을 피하라고 요구해왔다면서 우크라이나 측과 상황을 검증하고 있다고 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서방 국가 당국자를 인용해 포로들은 돈을 목적으로 러시아군 부대에 합류한 다국적 외국인 용병 중 일부일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이뤄진 증거는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날 공개된 중국인 포로에 대한 추가 정보도 드러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들이 1991년생 왕광준(Wang Guangjun)과 1998년생 장런보(Zhang Renbo)라고 밝혔다.
이들은 동료들이 전투 중 목숨을 잃자 항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억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포로와 이들을 교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포로 중 한 명이 러시아 국적을 받는 대가로 중개인에게 약 3500달러(약 500만원)를 지불한 뒤 러시아군 부대에 합류했다고 진술했다고 WSJ에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키이우와 모스크바를 설득해 휴전에 동의하게 하려고 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관계는 긴장돼왔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적대감을 품고 있기 때문에 협상에서 자신의 입장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