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도 6건→8건으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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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동 고급 아파트 단지 ‘나인원한남’ 전경. 최근 전용 244㎡가 158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네이버지도 거리뷰 캡처 |
정부의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지정과 조기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5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오히려 활발해지고 있다.
시장 전반이 얼어붙는 가운데, 고가 아파트는 연이어 신고가를 경신하며 ‘무풍지대’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50억원 이상 아파트는 16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73건)의 2.2배에 달했다.
100억원을 넘는 초고가 거래도 작년 6건에서 올해 8건으로 늘었다.
서울시가 지난 3월 24일부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뒤 전체 아파트 거래는 크게 줄었지만, 고가 아파트 시장은 예외였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전용 208㎡는 이달 3일 85억원에 거래돼 3개월 전보다 8억원 오른 신고가를 기록했다.
50억원 이상 거래는 서초구 반포동(56건)과 강남구 압구정동(44건)에 집중됐다.
초고가 거래도 용산구 한남동에 몰렸다.
한남더힐 전용 243㎡는 지난달 175억원, 나인원한남 전용 244㎡는 158억원에 손바뀜하며 각각 신고가를 새로 썼다.
특정 지역 고가 아파트에만 거래가 몰리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순한 '똘똘한 한 채' 수요를 넘어, 자산가들이 주택을 ‘상징재’로 소비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한강변 신축 아파트처럼 희소성이 있는 주택을 원하는 수요가 가격과 상관없이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날 발표된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10주 연속 상승했지만 상승률은 0.08%로 둔화세를 보였다.
토지거래허가제 영향으로 강남·용산 등 주요 지역의 가격 오름폭도 줄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제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넘어, 상상을 초월하는 ‘초부자’가 따로 존재하는 시대”라며 “이들 슈퍼리치가 부동산에서도 특정 지역 고가 아파트를 독식하면서, ‘그들만의 시장’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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