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무역 전쟁으로 올여름께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빠르면 5월, 늦어도 6월이나 7월까지는 인플레이션 통계가 꽤 심각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을 수입 업체들이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관세가 일회성 충격일지, 지속적인 충격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나, 소비자가 타격받을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다.
예일대 예산연구소가 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단기적으로 연평균 4400달러(약 637만원)의 구매력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아직 정부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관세의 영향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무역 전쟁 우려가 오히려 3월 인플레이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고 했다.
세계 경제 침체 우려로 유가가 하락해 에너지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프레스턴 콜드웰 모닝스타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충격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처음에는 예상보다 좋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토마스 라이언 캐피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유지할 경우 소비자들이 5월부터 물가 상승을 체감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격 인상이 공급망에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달 2.4%에서 올해 최대 약 4%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목표치(2%)의 두배다.
특히 보관 기한이 짧은 식품부터 가격이 상승하고 뒤이어 창고에 재고를 쌓아둘 수 있는 공산품들의 가격이 오르게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가격 상승의 영향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상당하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국가들이 보복에 나서거나, 해외 수요가 줄어들 경우 여행이나 여가 등 서비스 부문에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90일 유예 조치를 발표했다.
대다수 교역국은 10% 관세를 적용받고, 중국은 예외적으로 145% 관세를 부과받았다.
이에 대해 '사실상 금수조치'라고 콜드웰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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