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미 CNN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들어 뉴욕과 보스턴, 캘리포니아등 미국 전역의 최소 22개 주에서 300명이 넘는 유학생 비자가 돌연 취소됐다.
유학생에 더해 방문교수와 연구원 등을 더하면 관련 비자가 취소된 인원은 340명 이상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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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1일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캠퍼스 내 존재를 규탄하고 마흐무드 칼릴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미네소타 대학교의 대학원생 도우칸 귀나이든은 3월 27일 ICE에 의해 체포되었는데 그 이유는 과거 음주운전 전과 때문이라고 한 국토안보부 고위 관계자가 CNN에 밝혔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귀나이든의 변호인은 온라인 기록상 그의 비자 취소가 공식적으로 이루어진 시간은 그가 체포된 지 7시간 후였다고 주장한다.
NBC는 미 국토안보부가 최근 데이터 분석 도구를 활용해 유학생들의 소셜미디어(SNS) 기록을 조사하고 비자 취소 사유를 찾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고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유학생 비자 취소의 법적 근거를 1952년 제정된 이민·국적법에 두고 있는데 이전까지 거의 사용되지 않은 해당 법 조항에 따르면 미 국무장관은 “미국에 잠재적으로 심각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판단될 경우 시민권자가 아닌 사람을 추방할 수 있다.
미 국무부는 비자 취소 사유가 불분명한 사례들에 대한 NBC의 질의에 “개인정보보호 문제 때문에 개별 비자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국경을 보호하고 지역사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매일 비자를 취소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당국은 유학생 비자 취소 후 당사자나 학교에 제대로 통보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탠퍼드대는 최근 유학생과 교환 방문 연구원 정보를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에서 비자 취소 사례를 6건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6년 중국에서 온 다트머스대 컴퓨터공학 연구원 샤오티안 리우는 최근 학기 중에 갑자기 비자가 취소되자 즉각적인 추방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해 전날 법원의 인용 결정을 받았다.
리우의 변호사는 “그는 어떠한 범죄나 교통법규 위반도 저지르지 않았고, 미국이나 다른 곳에서 폭력적인 행동을 보인 적이 없으며 시위에 참여한 적도 없다”고 전했다.
CNN은 미 정부 보고서 등을 인용해 2023년 기준 미국 내 학생 비자 소지자는 150만여 명이며, 교환 방문 연구원 프로그램으로 체류 중인 인원은 약 30만 명이라고 전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학생 시위대를 지목하며 “만약 당신이 도서관 기물을 파손하고 캠퍼스를 점령하고 온갖 미친 짓을 하려고 이곳에 온다면,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없애고 그 일을 지속할 것”이라며 “이런 미치광이들(lunatics)의 신원을 확인하면 우리는 그들의 학생 비자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언론은 학생 비자를 마치 타고난 권리인 것처럼 다루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학생 비자는 내가 당신을 내 집으로 초대하는 것과 같다.
당신이 내 집에 와서 소파를 더럽히면 나는 당신을 내쫓을 것”이라며 “그것이 대통령 덕분에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