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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도둑" vs "가뭄 탓"…美·멕시코 또 '물 빚' 갈등 고조

국경 지역 강물 공급을 두고 발생한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갈등이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 때에 이어 2기 정부 들어서 다시 고조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정부는 최근 미국 정부와의 관계를 긴장시킨 물 방류량 부족분 보충을 위해 미 텍사스 지역으로 물 공급을 즉각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아침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으로의 물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초단기적 조처를 비롯한 우리의 제안을 어제(10일) 미국 측에 전달했다"면서 "여기에는 미국 텍사스 농민들을 위해 즉시 물 방류량을 늘리는 안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3년간 양국 국경 지대의 심각한 가뭄으로 가용 수자원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협정에 따라 멕시코는 텍사스에 130만 에이커 피트(acre-feet)의 물을 줘야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들은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며 "멕시코가 물을 훔쳐 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협정은 81년 전인 1944년에 체결한 국경 지대 강물 활용 협약이다.
육로 국경을 길게 맞댄 미국과 멕시코는 국경 지역 하천의 물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논의 끝에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르면 멕시코는 브라보강(미국명 리오그란데강) 유량 중 3분의 1가량인 4억3000만㎥가량의 물을 매년 미국에 보내야 한다.
미국 또한 매년 약 19억㎥의 콜로라도강 물을 멕시코로 보내기로 했다.
다만 멕시코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브라보강 수량 변동성 때문에 연 단위가 아니라 5년에 한 번씩 합산하는 방식으로 할당량을 보충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30년간 멕시코는 협약을 이행하지 못했다.
멕시코 현지 일간 엘피난시에로는 멕시코 측의 5년 단위 물 공급 시한은 올해 10월인데 할당량의 70% 이상을 채우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과 함께 북부 국경 지대에 자동차·전자제품 생산 시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우리는 물 거래를 지킬 방법을 모색 중이며, 미국 측과의 협상을 통해 앞으로 며칠 안에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1944년 협정은 매우 공정하며, 다른 문제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원만한 합의에 도달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5년 전인 2020년 1기 정부 때도 멕시코 '물 빚' 문제를 거론하며 관세를 포함한 보복 조처를 암시했다.
당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정부는 다른 하천과 댐에서 물을 끌어다 할당량을 채우는 방식을 제의해 미국을 달랬다.
이 때문에 멕시코 북부 주 정부와 농민은 "우리도 쓸 물이 없다"며 격렬한 시위를 벌여 사상자까지 나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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