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인스타그램 및 왓츠앱 인수를 둘러싼 반독점 소송이 14일(현지시간) 시작됐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메타의 인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분야에서 독점을 유지하기 위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FTC 측은 메타가 자사의 지배력에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해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함으로써 자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해자를 구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FTC는 이번 인수가 '인수하거나 매장하기'(buy-or-bury) 전략이라며, 인수를 통해 메타의 영향력을 강화해 소비자들이 다른 SNS를 이용할 수 없게 하고 시장 경쟁을 약화시켰다고 했다.
FTC 측 변호사인 다니엘 매더슨은 메타에 대해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경쟁사와 경쟁하는 것보다 경쟁사를 인수하는 게 더 쉬울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구글이 왓츠앱 인수를 검토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메타가 왓츠앱을 인수했고, 2013년에는 스냅을 60억 달러에 인수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또 FTC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012년 이메일에서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 매우 파괴적일 수 있다고 인수가 경쟁자를 무력화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한 것 등을 언급했다.
메타 측은 이같은 주장에 반박했다.
회사가 틱톡 등 여러 SNS와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있다는 것이다.
또 FTC가 10여년 전에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의 인수를 승인했는데 이제 와서 이를 취소하려는 시도는 비즈니스 세계에 위험한 선례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FTC는 친구와 가족을 연결하는 등 SNS의 과거 소셜 기능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제는 메타 사용자 중 20% 만이 그 기능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용자들은 이제 동영상 시청 등에 더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틱톡 등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틱톡이 폐쇄됐을 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사용량이 급증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향후 재판은 약 8주간 진행된다.
마크 저커버그 CEO와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 등 메타 전·현직 경영진도 법정에 설 예정이다.
이번 재판에서 메타가 SNS 시장 독점 판결을 받게 되면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은 성장세를 보이나, 메타의 핵심 앱인 페이스북은 성장세가 멈췄다.
시장조사회사 이마케터에 따르면 올해 메타의 미국 매출 중 약 50%는 인스타그램 광고에서 나올 전망이다.
재스민 엔버그 이마케터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스타그램을 잃는 것은 메타의 사업에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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