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시(시장 김동근)가 도시의 길을 다시 짜고 있다.
맨발로 걷는 흙길, 생활 속 걷기 앱, 지역의 골목과 공원 정비, 보행 중심 거리 조성까지.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는 점차 시민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15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시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머물고 싶은 길을 통해 시민의 삶을 바꿔나간다는 구상이다.
의정부시는 '맨발길 프로젝트'를 통해 도심 곳곳에 흙길 산책로를 조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10개소를 완료했고, 올해 안에 총 23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표 사례인 중랑천 '맨발의 청춘길'은 자연 소리를 들으며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치유형 공간으로, 시민들의 일상 속 스트레스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인근의 '청보리길' 또한 1㎞에 걸친 녹지 산책로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걷기 활성화 정책도 돋보인다.
시는 지난 3월 걷기 앱 '모두의 러너'를 출시해 시민 누구나 자신의 걸음 수를 기록하고, 챌린지와 스탬프 투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에서 '모두의 러너' 앱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연계 사업인 '의정부 걷기왕' 챌린지는 '모두의 러너'를 통해 목표 걸음 수를 달성한 시민에게 소정의 보상을 제공하며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직장인(공무원) 대상 파일럿 챌린지에는 479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225명이 챌린지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해당 기간 참가자들의 일평균 걸음 수는 8414보였고, 5일 이상 걷기 실천율은 20.9%로 나타났다.
가장 활동적인 요일은 금요일이었다.
걷기는 이제 단순한 운동을 넘어 건강관리와 공동체 참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으며,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시민 중심의 걷기문화가 의정부 전역에 확산되고 있다.

시민이 사랑하는 길도 속속 재탄생하고 있다.
장암동 '늘품길'은 동막골 굴다리 입구부터 아일랜드캐슬까지 이어지는 작은 길로, 지역 주민들에게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우리 동네 봄길'로 사랑받고 있다.
정비를 마친 송산사지근린공원은 주차장 확충으로 접근성이 개선돼 가족 단위 방문객이 늘고 있다.
호원2동주민센터 앞 직동근린공원 진입광장은 한때 출입이 금지됐던 군사시설 부지를 정비해 조성한 녹지 공간으로, 일상 속 여가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능동 C.STREET'와 '망월로 걷고 싶은 거리 조성사업' 등은 지역의 상업 중심지에 보행 공간을 중심으로 한 도시 재설계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가능역 고가 하부의 커뮤니티 공간은 지역민의 소통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6월에는 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정원문화 축제인 '의정부 가든페스타'가 열린다.
정원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꽃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도시 공간 속 여유를 시민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의정부시는 도시 재구조화를 단순한 정비가 아닌, '걷는 삶'의 회복이라는 메시지로 풀어내고 있다.
하루를 정리하고, 자연을 느끼고, 건강을 챙기며, 이웃과 연결되는 경험. 그 모든 일이 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의정부는 준비됐다.
이제, 시민의 발걸음만 남았다.

김동근 시장은 "도시를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민이 편안하게 걷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람 중심의 도시, 삶의 질이 살아있는 의정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정부=이종구 기자 9155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