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전쟁으로 미국의 국가 신뢰도를 떨어트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15일(현지시간) 다이먼 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번영, 법치주의, 경제 및 군사력 덕분에 '안전지대'라고 여겨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무역을 재편하려고 시도하면서 이 같은 경제적 우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우리에게 도전이 되고 있다"며 "관세와 무역전쟁이 진정되고 종식돼 사람들이 '미국을 믿을 수 있다'고 말하기까지 여러분은 이 소식을 끊임없이 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중국에 총 14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은 125%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고 있다.
다이먼 CEO는 미국과 중국에 서로 소통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은 아무런 소통이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1년씩 기다릴 필요 없이 내일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 2일 일명 '해방의 날'에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글로벌 무역 전쟁이 촉발되고 월가는 극심한 변동을 겪었다.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 채권에서 대거 빠져나갔고,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정책을 바꾸고 규제 기관을 공격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세계를 선도하는 시장이라는 미국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이먼 CEO는 "조심해야 한다.
누구도 자신이 성공할 신성한 권리를 타고났다고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에 경고했다.
그는 지난 2일 성호 관세 발표 이후 무질서했지만 대다수 시장은 괜찮았다며, 변동성이 커서 사람들이 불안해했다고 말했다.
또 상호 관세 발표에 대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시스템에 큰 충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다이먼 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제도에 대해 "우리가 성취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우리가 이것(미국의 목표)을 동맹과 함께해야 한다고 본다"며 "결국 유럽, 영국, 일본, 한국, 호주, 필리핀과 협상해 매우 견고한 경제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유력한 재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다이먼 CEO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향해 "그를 좀 안다.
성숙한 사람"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하는 모든 일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역 협상을 담당해야 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다이먼 CEO는 월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주 다이먼 CEO가 관세 정책으로 인해 경제가 침체할 수 있다고 경고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의 상호 관세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다이먼 CEO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으나, 최근 주주 서한에서 관세 정책으로 인한 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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