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에 예년보다 빠르게 폭염이 찾아오면서, 작물이 타들어 가는 등 주민들의 생존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15일 미 CNN 등 외신은 파키스탄 기상청을 인용해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일부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최대 8도 높을 것으로 예보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파키스탄 기상청은 남서부 발루치스탄 지역의 이번 주 최고 기온은 49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수도 델리의 최고 기온은 이번 달에만 3차례나 40도를 넘어섰다.
이는 계절 평균보다 최대 5도 높은 수준이다.
인도 라자스탄주의 일부 지역은 이미 44도를 기록했다.
두 나라 모두 통상 5월과 6월에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데 올해는 더위가 일찍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한 현지 주민은 CNN에 "이번 폭염은 예상하지 못할 만큼 강렬했다"며 "하루 최대 16시간까지 지속되는 정전이 폭염을 가중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주민은 "이번 더위가 다른 해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며 "노동자나 농부들이 마실 물이 금방 떨어지고, 사람들이 구토감, 메스꺼움, 현기증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022년 5월 인도 북부의 월평균 온도가 약 40도에 육박하면서 인간이 생존하기 어려운 사하라 사막과 아라비아 사막과 유사한 상태가 되기도 한 인도는 같은 해 3월 11일부터 5월 18일까지 총 280일 동안 폭염이 지속되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는 폭염 속 총선이 치러진 가운데 총선 투표 관리 요원들을 포함해 87명이 사망했다.
폭염의 부작용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인도와 파키스탄은 기후 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볼 국가로 분류되며, 아시아 대륙에서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CNN은 전했다.
1992~2015년 인도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2만2000여명으로 기록됐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사망자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BBC는 전했다.

임산부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도 지적됐다.
국제조산사연맹(ICM) 측은 "여름철에는 날씨로 인해 아기의 80%가 조산으로 태어나 호흡기 질환을 겪는다"며 "임신성 고혈압도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폭염에 따른 식량 부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일부 기후 전문가들은 2050년이면 인도가 기온이 생존 한계를 넘는 최초의 지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해 세계 기온은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온난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구 평균 기온과 해수면 상승 등을 기록하는 유럽연합 기후변화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에 따르면, 2025년 1월 세계 기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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