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 별장 가려고 산 뚫으려던 갑부…"포르쉐 회장님이었어?"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4-17 15:33:47

독일의 자동차 제조사인 포르쉐의 회장이 오스트리아에 있는 별장에 조금 더 편하고 빠르게 가기 위해 산등성이에 개인용 지하 터널을 뚫으려다 들통나면서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DPA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독일 포르쉐 창업주의 손자인 볼프강 포르쉐 회장이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널리 알려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위치한 자신의 별장으로 이동에 용이하려고 카푸치너베르크 산을 관통하는 480m 길이의 터널을 뚫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정치권의 반대와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020년 포르쉐 회장은 잘츠부르크에 있는 '파싱어 슐뢰슬(Paschinger Schlossl)' 고성을 840만 유로(약 121억 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성으로의 접근이 쉽지 않아 자체적으로 터널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 그는 지난해 초 차량 12대까지 주차가 가능한 사설 주차장을 만들어 이를 별장과 연결하는 계획을 인민당 소속 전 잘츠부르크 시장으로부터 승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시장이 바뀌면서 녹색당 등 일부 시의원이 문제를 제기했다.
시의회 녹색당 대표인 잉게보르크 할러는 "개인이 산을 뚫을 수 있다는 게 놀랍다"며 "재벌을 위한 특혜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다음 달 중순께 포르쉐 별장 지하 주차장과 관련해 도시 계획 변경안을 표결에 올릴 예정이다.
반면 시의회의 계획안 변경에 인민당 측은 지하 주차장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녹색당은 터널을 뚫는 행위는 공공 재산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이 가운데, 지하 주차장을 짓기<u> 전 땅을 파기 위해 시 당국에 낸 허가 비용 성격의 수수료만 무려 4만 유로(약 6468만원)를 지불했다.
이에 일각선 해당 수수료가 로비 자금 등 다른 부분에 사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한편, 포르쉐 회장의 지하 터널 계획이 알려지자 잘츠부르크 주민들이 규탄 시위를 벌였다.
지역 대학 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마이케 사이러스는 "초부유층이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에 정치적 인맥과 돈을 쓰는 모습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포르쉐 회장의 터널 건설 계획이 무산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시 당국의 검토 결과에 따라 허가 여부가 추후 나올 전망인 가운데,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