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을 흔드는 자신의 행동이 금융시장의 대혼란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이 파월 의장의 해임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의 충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역시 관련 보고를 일부 납득한 상태라고 참모들이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을 인용해 그가 파월 의장을 해임할 경우 이미 불안정한 금융시장에 더 큰 변동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게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하며 임기 중 교체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파월 의장이 공개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인해 물가 상승 및 경제성장 둔화가 예상된다고 발언하면서다.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동결하며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파월 의장의 사임을 압박하며 기준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다.
그는 재임 기간 1929년 대공황 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상호관세 발표 이후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친 것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감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사를 요청한 국가들과 협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 파월 의장을 임기 전 내보내고, 연준 이사 출신인 케빈 워시를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을 해임할 법적인 근거와 파급 효과 등을 검토했다는 것이다.

다만 대통령이 정책상의 이견을 이유로 연준 의장을 해임할 법적 권한은 없다.
연준의 존립 근거인 연방준비법에 따르면 연준 이사는 정당한 사유에 의해서만 해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파월 의장에 대한 해임 문제를 계속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월 의장의 해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은 그 문제에 대해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복수의 외신 등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관세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한 파월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를 촉구하면서 "파월의 임기는 빨리 종료되어야 한다",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 등의 발언을 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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