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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더 이음’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과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신체활동을 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
원주에 사는 김정자(80) 할머니는 한 달에 한번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있다.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과 만나는 날이다.
김씨는 아이들과 짝을 이뤄 신체활동을 하기도 하고, 문화활동이나 숲체험, 명절 행사 등을 함께 하고 있다.
김씨는 18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식들과 손주 모두 서울에 있어서 적적했는데, 어린이집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 활력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아이들이 편지를 써줬는데 읽고 감격스러워서 나도 편지를 써서 전달했다”고 전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부터 김씨와 같은 어르신과 아이들간의 세대 간 공감력을 높이기 위한 ‘The-이음’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지역사회 아동과 어르신이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세대 간 통합을 도모하고, 공동체 의식 확산을 이끌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어린이집 아동과 원주시노인종합복지관의 어르신 총 72명은 짝을 이뤄 연간 24회에 걸쳐 △신체활동 △산책 △문화활동 △안부편지 △텃밭가꾸기 △숲체험 △명절행사 등 교류를 이어나갔다.
프로그램 시행 후 아동과 어르신은 정서와 인식 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강릉원주대학교 유아교육과 김현정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아동은 사회정서발달 점수가 13% 상승했고, 어르신의 생활만족도·행복감이 16%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이든(7)군의 아버지 민병용(40)씨는 “아이가 어르신들과 한 숲체험을 가장 재미있어했다.
함께한 날이면 다녀와서 꼭 자랑하고 뿌듯해하더라”며 “조부모가 계시긴 하지만, 다른 어르신은 마주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프로그램이 아이에게 어르신들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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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아이들이 할머니와 숲체험을 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
심평원은 올해 참여 기관을 확대하고 제과제빵이나 나눔활동 등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오수석 심평원 기획상임이사는 “어린이는 어르신에게 지혜와 사랑을 배우고, 어르신은 어린이로부터 삶의 기쁨과 활력을 얻는 등 서로 돕는 관계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더 이음 프로그램이 지역사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모범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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